◎대선 이기면 국가경영에 전념 “의지”/낙선땐 「세대교체」… 「은퇴」뜻은 없어민주당의 김대중대표가 22일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당권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은 이번의 대통령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를 우선 말해주고 있다. 김 대표는 대선 정국이 무르익을 가을쯤에 가서,또는 대통령선거 운동기간중에 극적인 시점을 택해 이같은 선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전당대회를 둘러싼 민주계의 공세가 예상보다 강하자 이를 서둘러 공개했다.
민주계는 김 대표의 분명한 거취표명을 계속 요구했고 당내의 지분상실을 우려한 위기의식도 이 요구에 가세했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의 이번 전당대회를 어떻게 해서라도 모양새 있게 치러내는게 자신의 대권가도의 순조로운 출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주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연장선장에서 이를 발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의 관훈토론회에서도 『대선 4수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승리할 것을 확신하지만 만약 패배할 경우 책임있는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이미 밝힌바 있다.
김 대표가 대선에 모든 것을 거는 배수진 구축을 위해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2선 후퇴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난해 가을 정국의 야권통합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
김 대표 2선후퇴 결정의 의미는 크게 세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다.
첫째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국가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민주당의 당권을 맡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김 대표는 이와관련해 『외교와 경제난 타개 등 국가적 과제해결에 전념하기 위해 민주당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하고 있다.
둘째 대선에서 패배했을 경우 당권을 후진에게 물려주고 책임있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기회있을 때마다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대권 도전이라는 점을 공언해왔다. 민주당은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3개월내에 전당대회를 다시열어 당체제를 정비하기로 했기 때문에 김 대표가 손만 떼면 자연스럽게 차기 당권담당자가 부상할 수 있다.
김 대표는 3당 합당이후의 야권통합 협상과정 등에서 자신의 2선퇴진 문제가 줄기차게 거론될때마다 이를 완강하게 거절해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김 대표가 스스로 2선 후퇴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점은 야권에 세대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김 대표의 이번 결심이 과연 대선 패배후 정계은퇴까지를 의미하느냐 하는 점이다.
김 대표가 지니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이나 그의 정치에 대한 강한 집념을 고려할때 정계은퇴로 확대해석 되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김 대표도 『당권에서 손을 떼고…』 『책임있는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얘기했지만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말하지는 않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승자가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양 김씨가 「경쟁과 협력」이라는 상호 길항작용을 계속해왔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란성 쌍생아」로 불릴만큼 공동운명체였음을 들어 7공이 양김 시대의 연장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대선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것은 과연 대선 배수진의 일환으로 의원직까지 버릴지의 여부이다.
이에대해 김 대표는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고 원내활동을 통해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의원직을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 주변에는 김 대표가 대선 막바지에 가서 「의원직 사퇴」라는 충격요법을 통해 배수진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이병규기자>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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