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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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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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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국기업의 시장조사단이 지난달 『한국시장은 외제천국』이라며 값이 비쌀수록 선호하고 불량품에도 클레임마저 거의 제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던게 생각난다. 또 한국이 때이른 선진국병에 걸렸다는 꼬집음도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1·4분기중 사치성 수입이 크게 늘어 자동차가 1백30%,악기는 67%,그리고 내수소비재 수입증가율은 3배나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제병이 도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총선과 대선후보 경쟁와중에서 사회분위기가 이완되었기 때문이라는데,방향을 잃은 과열 「정치놀음」이 끼치는 해악을 짐작할만 하다. 정치가 제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기업은 짭짤한 수입 놀음이라도 해서 나빠져가는 국내 생산 손실을 땜질하려하고,부유층은 골치아픈데 나만이라도 편히 살고 보자는 심리의 증좌가 아닌지 걱정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자동차 수입의 급증이다. 국내 자동차의 수출가격경쟁력이 내리막을 달려 체질개선이 시급한 이때 외제차마저 수입급증의 톱을 달려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앞서 산은 보고서는 우리 자동차산업이 매출이익률의 3분의 1에 이르는 엄청난 로열티 지급에다 87년이후 2배나 뛰어오른 제조경비 및 일본의 5배 가까이 이르는 금융비용 등으로 경쟁력은 떨어지는데 신차결함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기술개발에 뒤져 엄청난 대일무역 역조의 주범중 하나가 되고 있는데도 일본의 낡은 자동차 모델수입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당국이 그렇게 다짐해왔던 국민차 개발은 어디가고 요즘 판촉이 치열한 경차를 비롯,앞다퉈 등장하는 국내의 고급차들도 알고 보면 일본서 한물간 모델의 대물림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인 것이다. ◆국내의 과소비풍조에 힘입어 기술료 지급이나 모델 수입액이야 눈덩이처럼 불어나든말든 앞다퉈 국적불명의 차를 만들어내고도 모자라 완성차 수입에마저 열을 올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당국과 업계·소비자들이 다함께 현실을 직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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