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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5∼6천억불/통일비용 엄청나지만 민간부문서 완충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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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5∼6천억불/통일비용 엄청나지만 민간부문서 완충작용

입력
199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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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부설/정보분석자문기관 보고서/독 사례연구로 비용 극소화/러시아­중국 연결 V자형 발전/아주 2번째 강국으로 부상/남 잉여쌀로 북 주민들 1년 생활/인적이동 대혼란… 부문통제 필요『남북통일은 예상보다 빨리 실현된다. 북한의 김일성체제는 개혁추진 여부에 관계없이 어느날 갑자기 한순간에 붕괴되어 북한이 남한에 흡수·합병된다. 이 역사적인 「사건」은 늦어도 지금으로부터 8년후인 2000년 안에,빠르면 3년후인 95년 안에 벌어진다. 남한은 연간 5백억∼6백10억달러의 엄청난 통일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남한으로서는 이러한 통일부담이 너무 무겁기 때문에,또 북한으로서는 체제유지를 위해 점진적·단계적인 통일을 추진하려하고 있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북한체제는 겉으로 안정된듯이 보이나 경제침체 개혁부재 등의 내부 모순에 의해 어느 시점에 있어 동독처럼 완전 와해되고 만다』

20일 재무부가 입수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그룹산하 정보분석전문기관(EIU)의 「북한의 개혁전망과 통일 한국의 모습」이란 특별보고서는 남북한의 장래를 이같이 분석하고 있다.

EIU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나있는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지 부설기관으로 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미국 구 소련 등 세계 여러나라 정보기관의 자료와 남북한 통계 및 관련자 증언 등을 광범위하게 활용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IU의 특별보고서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통일전망◁

한국은 예상보다 빨리 통일된다. 2000년까지는 확실히(Certainly) 통일되며 95년까지 통일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Probably). 이보다 더 빨리 통일될 수도 있다(Possibly).

북한체제 유지의 기본이 되었던 김일성주의는 어떤 식으로든지 사라질 것이며 북한은 김일성주의를 대체할만한 이념적 기초를 찾지 못할 것이다.

▷통일비용◁

EIU는 북한체제가 2∼3년안에 붕괴되어 남한에 흡수통합될 것이라고 전제,전체적인 통일비용이 매년 5백억∼6백10억달러씩 10년동안 모두 5천억∼6천1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부문에서 매년 투자자금으로 90억∼1백억달러,보조금으로 60억∼1백60억달러가 지출되어야 하고 민간부문에도 매년 3백50억달러 이상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한의 금년도 세출예산과 조세수입이 각각 4백45억달러 3백84억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규모의 액수이다.

한편 영국의 증권회사인 자딘플레밍사는 10년간 1천9백억∼2천억달러,KDI(한국개발연구원)는 최초 3년간은 1천4백억달러 90년대 말까지는 2천5백억∼3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일비용 조달◁

EIU는 남한이 어떤 식으로든지 통일비용을 조달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증세조치 등 조세정책 차원에서의 대책과 군사비절약 해외차입 등의 방법이 동원될 것이다. 국민들도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다.

▷낙관론의 근거◁

독일 통일의 선례를 연구,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또 계획에 의한 통일처리가 가능하다. 독일의 경우 과도기적으로 동독주민의 생활이 악화되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으나 북한의 경우 주민생활이 현재 너무 비참한 상태여서 더 이상 악화될 수 없다. 통일되면 북한주민의 생활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다. 남한의 잉여비축 쌀만으로도 북한 전주민을 1년간 먹여 살릴 수 있다.

▷노동력 이동◁

당장 통일이 되면 북한주민들이 대거 남한으로 몰려올 것이다. 수백만명의 북한출신 실업자로 서울 등 대도시가 북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대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1백만명 이상되는 북한 인민군의 실업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같은 혼란을 막기위해서는 북한인구의 남한유입을 어느정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토피아적 환상에 젖어 휴전선을 무조건 허물어 내리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경제개발 계획◁

식량자원 이외에 가장 시급한 것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과 통신시설을 개선하는 일이다. 서울­평양­중국,서울­원산­러시아를 연결하는 도로와 철도를 건설,V자형의 발전 형태를 취해야 한다.

▷업종별 영향◁

통일후 북한에서 좋아지는 분야는 광업 금속가공업 관광업 경공업 등이다. 지역적으로는 남한 중국 러시아 등 국경인접지역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대신 나빠지는 분야는 농업·화학공업 등이다. 현재 특권층이 살고 있는 평양의 지위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위상◁

통일 한국은 장기적으로 볼때 자원·노동력·국내시장 확대·지정학적 이점 등으로 보아 분명히 강해질 것이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제2위 국가의 위치를 굳히게 되고 동북아시아에서는 최강국이 될 수 있다.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은 통상파트너로서 또 기술이전국으로서 통일 한국을 필요로 할 것이며 이는 한국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통일 한국은 과거와 같이 이 지역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독립변수의 역할을 하게 된다.

▷정치·사회◁

남북이 통일되면 북한은 독일에서와 같이 통일을 주도한 남한의 여당을 지지하게 되며 이 경우 여당은 일본 자민당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남한에서도 정치세력의 판도가 바뀌어 야당지도자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고 지역감정 문제도 통일에 따른 새로운 이슈에 밀려 뒷전으로 물러날 것이다. 그러나 진보정당의 출현이 예상된다. 북한을 기반으로 한 지역주의적 정당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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