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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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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들이 수 없이 많다. 살아줄 주인을 잃어 퇴락하는 농가들의 서글픈 모습들이다. 어디 농가뿐인가. 학생들이 없어 문을 닫아버린 국민학교만도 지난 10년동안에 전국에서 6백5개교나 생겼다. 지금같은 이농추세가 계속되면 93년까지 2백31개교,94년에는 2백69개교 등 벽지농촌의 국민학교 5백개교가 또 문을 닫게 될 것이란다. ◆농림수산부 통계로는 지난해말 농가인구는 6백6만8천명. 10년후인 2001년엔 절반이 약간 넘는 3백60만선(54.5%)으로 감소한다는 예상이다. 하지만 최근 5년동안 연평균 51만명이 넘는 과다한 이농추세에 제동을 못건다면 농가인구가 3백만명이나 남게될지 의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전망이다. 그때 가서 3백만명이라면 전체인구 4천6백79만명(추계)의 6.4%가 될까말까다. ◆이렇게 된다면 최선진산업국인 미국의 농가인구 8%를 앞지른다. 산업의 균형발전화도 제대로 안된채 농촌 공동화현상만 심화된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농가인구는 60세 이상 고령자와 학생 등 비노동인구가 32.1%나 돼 심한 일손 부족으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밑지는 농업으로 휴경지가 늘어만간다. ◆그래서 기회만 주어지면 농촌을 떠나야 겠다는 게 농심처럼 되어버렸다. 최근 5년중 가장 많았던 90년의 61만1천명,지난해의 59만3천명의 이농인구는 우리농촌을 더이상 도시의 희생 양으로 방치하지 말라는 농민들의 집약된 뜻으로 봐야할 것이다. ◆지금 정부가 「농촌일손돕기」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농촌과 도시를 애향운동 차원으로 연결하려는 것은 그래서 관심을 끌기도 하고 성금의 대열이 긴 줄을 이루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농촌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성금운동으로 풀릴만큼 가볍지가 않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지속적인 정책으로 풀어야 할 최대 현안중의 하나다. 농업구조 개편 10개년 계획을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다듬어 앞당겨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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