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득표 예상외로 적자 “술렁”/수락연설땐 17차례 박수 열기/「이종찬」 구호도… 단상돌진 항의태세에 “초긴장”김영삼대표를 제14대 대통령후보로 선출한 19일의 민자당 정기 전당대회는 재적대의원 6천8백82명중 6천7백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오 10시부터 6시간여동안 일사천리로 진행.
이날 대회는 그러나 이종찬의원의 경선거부 사태에 따른 파장이 대회장 곳곳에 미친 탓인지 전반적으로 담담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는게 중평.
잠실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는 김종필 최고위원의 개회선언에 이어 임시의장인 정석모의원의 진행에 따라 박준규 국회의장을 전당대회장으로 선출한뒤 본안건인 총재 및 최고위원 추대와 대통령후보자 선출 등의 순서로 진행.
○…이날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후보선출은 상오 10시55분 이원경 선관위원장의 투표개시 선언에 따라 시작돼 2시간만에 완료. 이어 곧바로 개표에 들어가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빠른 하오 2시40분께 김 후보가 4천4백18표,이 후보가 2천2백14표를 획득할 것으로 최종 집계.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김 후보 진영 인사들은 이 후보 지지표가 줄곧 30%선을 상회하자 당황해하는 표정이 역력.
이어 박 의장이 후보별 득표수를 발표하자 김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감사의 뜻을 표시했고 대의원들은 일제히 기립,『김영삼』을 연호. 이때 일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이종찬』을 연호,맞대응을 시도했으나 곧바로 『김영삼』 연호에 묻히기도.
김 후보는 후보수락 연설을 통해 『나를 우리 당의 대통령후보로 선출해 준데 대해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운을 뗀뒤 『제2 경제도약과 민족통일 등 민족적 과업을 감당할 능력을 지닌 우리 민자당이 반드시 차기대선에서 승리,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정열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
김 후보는 이어 『나는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몇몇 동지들이 함께 자리하지 못한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면서 모두 겸허한 자기반성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당의 단결과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
김 후보는 『정직성과 민주적 지도력에 입각한 힘있는 정부를 구성해 책임있는 정치를 펴나가싸』면서 『지난 40년간 정치민주화의 현장에서 얻은 소중한 체험을 살려 경제민주화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
이에 대의원들은 김 후보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모두 17차례의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열띤 호응.
○…김 대표가 후보로 확정된 직후 참석자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을 채택,경선후 당내 화합과 정권재창출 의지를 거듭 천명
박희태대변인이 낭독한 이 성명에서 참석자들은 『6·29선언의 완결판인 이번 자유경선이 결과적으로 차질을 빚게 된데 대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경선이후 다시 전 당원이 똘똘뭉쳐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총매진할 것임을 다짐한다』고 피력.
이날 투표는 대의원들이 투표통지표 및 주민등록증을 제시,본인임을 확인한뒤 ▲투표용지 교부 ▲일련번호지 투입 ▲기표 ▲투표함 투입순서로 진행.
투표용지에는 기호없이 오른쪽 김영삼후보,왼쪽 이종찬후보가 기명돼 있는데 투표자는 기표소에 들어가 비치된 용구로 후보자 성명 밑의 기표란에 「○」표를 하는 방식.
투표 진행도중 행사장내 멀티비전에는 「축제속의 후보선출 단합하여 대선승리」 「6·29는 민주마당 5·19는 화합마당」 등의 문구가 쓰였고 장내에는 녹음테이프 음악이 낮게 연주.
또 개표는 전체 투표함을 한꺼번에 열어 한 테이블에서 혼합한후 시작.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지를 혼합한 것은 지역별 득표편차가 드러나지 않게 하고 비밀투표를 더욱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
○…이날 대회에는 이 후보의 경선거부에도 불구하고 97%를 상회하는 높은 대의원 출석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 후보 진영에서도 박태준 최고위원을 비롯 이한동·심병보·박준병·김중위·이진우·홍희표의원 및 양창식당선자 등 대다수가 참석.
그러나 채문식·윤길중고문과 오유방·박철언·김용환·장경우의원과 박범진당선자는 끝내 불참.
○…이날 투표에 앞서 이원경 선관위 위원장의 후보자 약력소개와 투표절차 설명도중 이 후보 지지대의원이 공개 항의 움직임을 보여 한때 대회 실무진들이 초긴장.
이 위원장이 먼저 김 후보의 약력과 출마의 변을 소개한뒤 『이 후보는 오늘까지 약력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배포한 개인홍보물을 참조해 달라』고 말하는 순간 당무위 선출 대의원석에 앉아있던 한 대의원이 『이의 있다』고 고함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단상쪽을 향해 돌진 태세를 취했던 것.
결국 주변에 있던 대의원들이 이 대의원을 다시 주저앉힌 뒤 잠시후 대회장 밖으로 끌고나가 겨우 위기를 모면.
그러나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3∼4차례 「이종찬」이라는 구호가 튀어나와 뒤숭숭한 분위기.
한편 주최측은 이날 대의원들의 도중 퇴장을 우려,점심시간중에도 도시락을 나누어준뒤 대의원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대회장밖 출입을 봉쇄하는 등 끝가지 대회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
○…이에앞서 가수 박상규씨의 사회로 진행된 식전행사는 가수 주현미·조영남씨의 축하공연과 남사당 놀이패의 풍물놀이,21세기 합창단의 「선구자」 「희망의 나라로」 합창으로 분위기를 돋우었고 이어 「제6공화국이 걸어온 길」이란 제목의 VTR를 20분간 상영.<유성식·김광덕기자>유성식·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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