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최선 안되면 차선” 승복 설득/이 진영 “거부” “참여” 밤새 격론/YS측선 “참여” 추측속 회동결과 신경곤두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은 「경선거부선언」을 향한 행보를 계속하던 이종찬 후보가 16일밤 노태우대통령과 단독요담을 갖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자체진영의 철야대책회의를 갖는 등 긴박감이 최고조.
○…이날 노태우대통령과 이종찬후보의 청와대 회동은 하오 8시10분부터 2시간15분동안 단독요담 형식으로 진행.
노 대통령은 이날 요담에서 집권당의 경선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한뒤 『선거규칙이나 규정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나 최선이 아니면 차선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조병옥 박사와 장일선생의 경선때 장면선생이 승복한 것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해 결과승복을 당부.
노 대통령은 대화도중 이 후보가 「노심」이란 말을 하자 『이 후보가 노심이라고 지적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고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죄송하다』면서 『진의는 그렇지 않다』고 사과했다고 김중권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언.
노 대통령이 또 『김영삼대표가 수용키로 한 합동연설회를 왜 받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토론이 없는 연설회는 무의미하다』고 대답.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합동연설회가 중요하고 그 자리에서 소신과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다소 미흡하더라도 수용하는게 유리할 것』이라고 피력.
한편 이날 요담결과를 발표한 김 수석은 『노 대통령이 중립을 위해 사무처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시한다는 얘기인가』라는 질문에 『사무처를 통해 합동연설회에 대의원을 동원하는 문제 등』이라고 설명.
○…이 후보 진영의 중앙대책위회의는 이 후보가 청와대 면담을 다녀온 하오 10시45분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난상토론을 벌이며 새벽까지 계속.
이날 회의에서는 이 후보가 먼저 청와대 면담결과를 대책위원들에게 설명하고 이어 위원들 개개인의 의견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경선거부냐 참여냐」에 대해 각양각색의 의견이 나와 쉽사리 결론을 도출치 못하고 새벽까지 진행.
이 자리에서 박준병의원은 『아직 막판 뒤집기로 승산이 있으므로 거부는 타당치 않다』는 의견을,박철언의원은 『비록 절차상의 불공정함은 시정돼야 마땅하지만 경선거부는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참여쪽의 입장에 선 것으로 전언.
이에비해 채문식 선거대책위원장은 『절차상 불공정이 시정되지 않는 한 자유경선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경선거부에 찬동을 표시했으며 이한동의원은 『경선에 관한 거취는 사안의 성격상 당사자인 이 후보가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이 후보 자신의 결심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
이에따라 이날 회의는 거부 또는 참여에 대한 완전 합의를 내지 못하고 이 후보의 결단에 일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청와대 회동때문에 중앙대책위 회의장소인 롯데호텔에 다른 참석멤버보다 3시간이나 늦은 하오 10시45분께 도착.
이 후보는 『어디 갔다왔느냐』 『오늘중 결론이 나겠느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어두운 표정으로 『여기 모인 동지들과 의논해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고 대답.
이 후보는 또 기자회견의 시기를 묻는 질문엔 『회의가 끝나면 기자들이 가만놔두겠느냐』고 답해 회의가 끝난뒤 어떤 형식으로든 의견표명이 있을 것임을 사전예고.
이에앞서 회의장소인 이 호텔 2층 아테네룸에는 박태준 채문식 윤길중 이한동 심명보 박준병 박철언 김용환 최재욱 의원과 양창식당선자 등 중앙대책위 멤버들이 하오 7시30분께부터 모였고 이후 이진우 홍희표의원 등 이 후보 진영 인사 8명이 추가로 모여 이날 회의의 심각성을 반영.
심 대책본부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이 후보의 청와대행 여부에 대해 『기다려보면 알 것』이라고 「반수긍」한뒤 『이 후보가 도착해야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해 이 후보가 노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음을 시사.
채문식 대책위원장도 『어느길로 가든 오늘은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서 『가중 중요한 것은 이 후보 자신의 결심』이라고 말해 이날 회의가 이 후보의 결심을 청취하고 그에대한 찬반의사를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임을 암시.
또 양창식 당선자는 이 후보의 「의중」에 대해 『3가지 조건중 한가지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경선거부의 길밖에 없지않느냐』고 말한뒤 『경선거부를 하더라도 곧바로 탈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첨언.
이날 참석자들은 회의시작에 앞서 회의장소가 7인 중진협이 후보단일화를 만들어낸 곳이라는 점을 상기,『이 방은 유달리 「결심」과 인연이 많은 곳』이라는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편 이 후보는 전날밤 대구에서 올라와 시내 모호텔에서 측근들과 함께 대책을 숙의,전당대회 연기 및 당 선관위 재편을 골자로 하는 최후 통첩을 여권핵심부와 김 후보측에 통고키로 결정,새벽녘 기자들에게 기자회견사실을 전하고 긴급중앙선거대책위를 소집.
○…김 후보 추대위측은 이 후보가 「경선참여」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연한 결과』라며 안도하는 표정.
17일 자정까지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김종호 총괄간사와 유흥수당선자 등은 이 후보진영의 대책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보도진들에게 「뉴스」를 거듭 문의
김 간사는 그러나 청와대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는지 17일 새벽 1시께 이날 상오 간사회의 일정만 발표한뒤 귀가.
추대위측은 『이날밤 현재까지도 이 후보측은 대의원 포섭을 위한 심야활동을 적극 벌이고 있다』면서 『이것만 봐도 이 후보가 경선거부쪽보다는 정면대응쪽에 비중을 두고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나름대로 해석.
한 관계자는 『경선국면이 정상화된 만큼 마지막까지 착실하게 득표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라며 『18일의 합동연설회가 결국 이번 경선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인 만큼 이에따른 치밀한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설명.<신재민·유성식기자>신재민·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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