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인기… 홀로서기 가능”/탈당보다 내부투쟁 유력민자당의 대통령 후보경선이 마지막 국면을 맞고있는 가운데 이종찬후보의 3개항 요구사항 최종시한인 15일에도 양진영간의 절충여부가 계속 불투명해 모양새 있는 경선여부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이 후보진영은 일단 예상대로 개인연설회 일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경선여부」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어 막판의 극적 돌파구가 없는 한 「파행경선」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측은 3개항 요구사항의 최종시한인 15일이 다가왔으나 여권 핵심부의 무반응과 김 후보측의 「부분 수용」에 반발하면서 강력한 대응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 후보 자신도 이날까지 여권 핵신부 및 상대진영의 추이를 지켜본뒤 주말을 기해 최종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복안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후보의 16일이후의 행보는 경선거부를 전제로 한 단계적 수순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 후보는 16일께 최종입장과 관련한 가시화 조치를 할 가능성이 크며 늦어도 18일까지 경선참여 여부에 대한 최종단안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해서는 이 후보가 끝까지 경선에 응하지 않고 중대결단을 선택하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많다. 그렇다면 그 배경과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경선초반부터 「모양 갖추기」 「들러리 경선」 배격을 줄기차게 주장해왔고 장외집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취한 자유경선 3대원칙 천명이나 외압설 공세 등이 명분을 얻었으며 국민 여론상 상승세 흐름을 타고 있다는 판단을 해왔다.
이 후보는 특히 서울 대전 광주 등에서의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나타난 열기와 자신에 대한 대중적 인기에 크게 고무돼 왔고 일반 대중을 상대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항상 김영삼후보를 앞지르고 있는 점 등을 중시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중반전이후 특표활동을 분석해본 결과 6대 4 정도로 세가 좁혀졌다고 판단했으나 대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들에 대한 제2,제3의 외압이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하는 등 세반전 계기가 차단되고 있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른 것 같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급기야 이 후보 진영은 득표전략 및 연설회 방식을 놓고 강온으로 갈리기에 이르렀다. 온건파들은 장외집회에 대한 양비론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여권 속성상 극한대결로 치달을 경우 부동표 흡수가 어려울 것이며 이 경우 그나마의 지지층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장외집회 중단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 자신과 강경파들은 장외집회와 고단위 강수만이 세반전을 가져와 막판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이 후보는 선거대책본부의 반발 등을 의식해 자신의 「복안」을 양보해 개인연설회 수용쪽으로 전략을 수정했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세가 급전직하 했다는게 이 후보 진영의 진단이다.
이 후보가 강경입장으로 급선회한 배경은 무엇보다도 종반전 들어 확연히 드러난 「노심」의 실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후보를 심정적으로 지지해온 김복동씨의 김 후보 추대위 합류와 김종필 최고위원이 언급한 3당 합당 당시 후계승계 합의설 공개 등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물론 이 후보 자신도 경선초반부터 노심이 YS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표면적으로라도 노심의 업정중립 의지가 유지되기를 기대했고 그래야만 막판뒤집기가 가능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해왔다.
여기에다가 자신의 선거대책위 관계자들에게까지 외압이 가해지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고 이는 곧바로 막판까지 각본에 의한 경선이 여권 핵심부의 의중이라는 결론에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에따라 이 후보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심」을 정면 공격했고 자유경선의 본질을 복원시킨다는 명분아래 3개 항목 요구라는 최후통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후보 진영내에서 조차 기자회견 내용이 득표전략 차원이라기 보다 「경선거부」로 가는 명분축적용 이라는 분석을 했을 정도로 이 후보의 선택은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는 중론이었다.
이 후보 진영이 향후진로를 놓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다. 강경파들은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지지열기와 새정치·개혁갈망 세력이 적지않은만큼 홀로서기가 가능할수도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온건파들은 설령 패배하더라도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아래 끝까지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 자신은 D3일동안 여권 핵심부의 입장변화가 없는한 세반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굳히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승패에 관계없이 자유경선을 위한 최소요건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경선거부」가 명분상 유리하다는 결심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그가 곧바로 경선거부 선언을 하고 탈당의 수순은 밟을 것 같지는 않다. 이 후보는 당내에서 「내부투쟁」 과정을 거치면서 세를 결집,차선책을 모색하는 신중한 행보를 할 것이라는게 이 후보측 사정에 밝은 인사들의 지배적인 진단이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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