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등 유치 신도시 건설계획/지역주민 직접 혜택은 미지수/한인 피해보상은 고국성금·SBA융자뿐【LA 미주본사=이준희특파원】 사상 최악의 폭동이 진정되면서 한인타운을 포함한 LA도시 경제의 복구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LA 재건공사 회장으로 임명된 전 LA올림픽 조직위원장 피터 위버로스씨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LA재건 사업은 첫째 민간분야의 모든 자원이 동원돼야 하고 둘째 범시민적 참여,셋째 시와 주정부,연방차원에서의 인적·물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혀 재건사업이 단순한 피해복구 이상의 신도시 건설을 지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직까지 재건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 단계이나 중장기 프로그램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이고 당장 현실적으로 피해 한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도 명확지 않은 실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무엇보다도 미국기업의 투자가 골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투자비 이상을 회수하려는 기업의 속성으로 미뤄 지역주민에게 직접 돌아갈 혜택은 미지수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현재까지 사업참여를 희망한 기업들은 대부분 대형 유통업체로 밝혀져 오히려 소규모 영세상 위주의 기존 한인상권을 위협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폭동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포들은 당국의 보다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는 직접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LA한인타운에서 피해교포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 6억달러 규모의 연방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6억달러의 주요내용은 ▲식품,의복,의약품,임시주거 등 피해주민의 긴급 자금으로 개인당 최고 1만1천5백달러까지 총 3억달러를 제공하고 ▲상점 소유주들에게 최고 50만달러까지,주택 소유자들에게는 최고 10만달러까지의 SBA(미 연방 중소기업국) 융자를 제공하는 것 등이다.
이밖에 위기상담과 재난 상업조력을 위한 자금과 전기,수도복구,농무부의 어린이용 식품제공자금 등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하루 생활비에 지나지 않는 다른 항목을 제외하면 한인교포들에게 현실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SBA융자뿐이다.
중소기업국은 이미 지난 8일부터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7개 지역에 구호센터를 설치,밀려드는 피해 한인들로부터 융자신청을 받고 있다.
SBA융자금 수혜대상은 보험으로 피해복구가 가능한 경우를 제외한 전 피해주민인데 한인업소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대상에 포함되며 연리 4∼6.5%의 저리로 융자금이 제공된다.
이밖에 미 국세청에서 LA 재해지역 납세자들의 세금신고를 연기해주고 LA 카운티사 정국에서 재산세를 감면하는 등 부분적인 지원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복구 지원처는 연방외에 캘리포니아주 LA시와 한국정부도 포함될 수 있는데 피트 윌슨 주지사는 이미 『현재 주정부가 60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삭감해야 하는 등 재정여유가 없어 면세·무상원조·무이자 융자 등 모든 형태의 지원이 불가능 하다』고 밝혔고 LA시도 사상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어 효과적인 피해복구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최근 현지를 방문했던 한국 외무부 조사단도 『이번 사태가 미국영토에서 일어난 것으로 미국의 법질서 속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외교적 노력에만 주력하겠다』는 공식입장을 통해 직접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LA 한인타운의 복구는 미 연방정부 차원의 SBA 융자금 지원외에는 별달리 기대할 곳이 없는 형편이다.
남가주 지역의 외환은행·한미은행·중앙은행·글로벌뱅크 등 한인계 은행들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미국은행에서 나름대로 장기저리 융자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으나 융자액수가 크지 않아 기초적인 수리와 생필품 해결이상의 큰 도움은 주지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전액 무상지원금인 각계 지원성금이 차지하는 의미는 엄청나게 크다.
현재까지 미주 한국일보에 답지한 1백50여만달러를 비롯,LA 지역에서만 각 언론사 단체 모금이 2백50여만달러에 이르고 있고 한국일보 본사에도 4억여원이 기탁됐으며 꾸준히 성금액수가 늘어나고 있다. 당장 끼니마저 막연한 수많은 교포들이 이같은 국내외 동포들의 지원에 목마른 눈길을 보내고 있다.
4·29폭동이 LA경제,특히 한인타운의 경제에 미친 영향은 너무도 크고 후유증도 심각하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폭동으로 LA시가 엄정난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되고 주요 상권이었던 한인타운의 붕괴 등이 악영향을 끼쳐 캘리포니아주 경제는 93년까지도 폭동이전 수준의 회복이 힘들 것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LA의 주요 재원이었던 관광업도 관광객들이 하와이 등으로 행선지를 변경,유례없는 불황에 빠져들고 있다.
LA의 한국교민들은 이러한 치명적인 악조건속에서 「재건합시다」라는 구호를 인사말처럼 나누며 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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