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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제 연설회 무산… 민자 양진영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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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제 연설회 무산… 민자 양진영 움직임

입력
199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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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몰이”·“바람확산” 제갈길/“상대 도와줄판 제공 못한다” 강공/김 후보/대규모 지지모임 “역전의 장 됐다”/이 후보▷김영삼후보 진영◁

민지당의 김영삼후보 진영은 8일 경선운용 방식의 양대쟁점인 전당대회서의 정견발표와 「시차제 개인연설회」 모두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사실상 독자적 경선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김 후보측은 전날 박준규 국회의장 주선의 양진영 원로임에서 「시차연설회」가 양측 합의로 타결된 것으로 전해지자 즉각 이를 부인,『이 후보측이 「장외탈법」을 강행하는 한 연설회 조정안도 수용할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후보 진영이 한때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시차연설회를 다시 거두어 들이게된 배경은 몇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미 개인연설회 개최가 시작된데다 이 후보측이 규정밖의 장외공세를 펼이고 있는 마당에 선뜻 이를 수락할 경우 계속 이 후보진영의 전략에 말려들게 된다는 내부의 우려가 우선 작용한 것 같다. 김 후보의 측근 그룹인 민주계가 추대위의 대응자세를 『「방만하다』고 지적,좀더 호전적 자세를 주문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 즉 사실상의 합동연설회 효과를 지닌 시차연설회를 개최할 경우 대의원세가 열세인 이 후보에게 상화호전의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있는데 이는 「압승전략」과 엄연히 배치된다는 것이다.

또한 김 후보측은 경선쟁점인 정견발표나 연설회 조정안 모두가 선관위의 경선규칙 등 법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예컨대 선관위 규칙은 합동연설회의 경우 후보자간 합의가 없으면 불가능하고 개인연설회도 후보각자가 알아 일정대로 시행하면 되는 것이지 동일 장소에서 연설순번의 선후만을 정해 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규정은 없다는 주장.

게다가 정견발표는 당초부터 예외규정없이 「불가」 규정이 명시돼 있는 만큼 더더욱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

그러나 이같은 외견상의 이유말고도 김 후보측이 절충안을 거부하게된 궁극적 배경은 2가지 경선운용 방식이 대의원 표의 흐름과 당장 직결될 수 있다는 현실적 고민을 바탕에 갈고 있다.

김 후보의 한 측근인사는 『이 후보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바람몰이 공세」를 계속할 수 있도록 우리가 장을 마련해줄 수는 없다』고 자파진영의 완강한 기류를 소개.

이와관련,한 측근은 『이춘구총장의 생각이 어떤지는 모르나 김 후보는 분명히 「합법적인 운동방법외의 어떠한 편법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선거규칙을 어기면서 불법집회를 하는 것이 조용한 축제경선이냐』고 이 후보측을 비난하고 이 총장에게도 불만을 표시.

○…하지만 이같은 강경기류에도 불고,「시차연설회」 거부부분에 대해서는 당초 긍정검토했던 사안임을 들어 오히려 이 후보측에 「불공정 주장」의 빌미를 또한차례 제공해주는게 아이냐는 시각도 대두. 이는 곧 이 후보측이 정견발표 요구를 철회하고 장외집회 개최를 중단할 경우 협상의 여지는 생길 수 없다는 견해.

그러나 이 후보 진영의 자세전환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김 후보 진영 내부에서도 「강공전략」 주장이 다수여서 결국 경선양상은 양측 모두 일방 통행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

김윤환대표 간사는 『김 후보의 입장은 규칙과 법률에 입각해 단 한건의 위배사항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김 후보 자신도 이미 시작한 개인연설회를 중단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설명.

또 김 후보 대위측은 이날 하오 이원경 선관위원장을 찾아가 이 후보측의 지난 4일 KOEX집회와 8일의 대전집회가 불법선거 운동이라고 지적,선관위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거듭 촉구.

한편 김 후보는 이날 낮 민자당의 불교 신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는데 이 자리에는 권익현 김명윤 김재광 김복동씨 등 28명의 의원 및 당선자가 참석.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최근 부활절을 맞아 자신 명의로 축하카드를 교회에 보냈는데 같은 내용의 카드가 일부 유명사찰에도 보내져 물의를 빚은 일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조사해본 결과 사찰에 보내진 카드는 복사물 이었으며 더욱 기막힌 것은 그 사찰에 「카드를 잘못 보내 미안하다」는 편지가 누군가에 의해 다시 보내졌다는 사실』이라며 개탄.<정진석·유성식기자>

▷이종찬후보 진영◁

합동연설회 개최 및 전당대회 정견발표 기회보장을 끈질기게 주장하고 있는 이종찬후보 진영은 전날 양진영 원로급인사 회동결과를 토대로 정견발표를 전제로한 시차별 개인연설회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8일 김영삼후보측이 이를 거부하고 나서자 강경방침으로 급선회 했다.

이 후보진영은 이날 상오 중앙선거대책위 회의를 열고 시차별 개인연설회 일정문제를 협의했으나 김 후보측이 전날 협상결과를 번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단 내부 경선전략에 따라 득표활동을 추진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정견발표 실시를 전제한 시차별 개인연설회 수용입장을 재확인하고 나선 것.

이 후보 진영은 김 후보측과 협상을 통해 연설회 방식을 절충해 나가는 한편 합의도출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국민과의 대화」 형식을 빌려 대규모 장외집회를 당분간 개최하는 등 양면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따라 이 후보 진영은 이날하오에 가진 대전 집회에 이어 내주중 대구·광주·인천 등에서 대의원 및 당원 등이 참석한 이 후보 지지모임을 계속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하오 6시부터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이종찬후보 돕기모임」은 대전 충남지역 대의원,당원,시민 등 1만여명이 참석,이 후보의 대형사진을 붙인 피켓을 흔들며 『이종찬』 『대통령』을 연호하는 등 시종 열띤 분위기속에서 1시간30분가량 진행.

이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정치불안 경제침체 지역감정 심화 사회혼란 등 우리사회의 당면문제는 모두 정치권의 무능과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전제,앞으로 맑고 투명한 새로운 도덕정치로 당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역설.

이 후보는 도 『이른바 「노심」을 방지해 세몰이를 통해 경선을 인형극처럼 만들어가려 한다』고 김 후보측을 겨냥한 뒤 『노심보다는 민심과 천심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

이 후보는 이어 두 김씨를 빗대어 『민주화 투쟁시대에는 우리가 그분들에게 박수를 쳤지만 이제 민주화이후 시대에는 그분들이 우리에게 박수를 쳐야한다』며 『호남을 대표하는 사람과 영남을 대표하는 사람이 여야로 갈라져 대선에서 격돌하면 우리 정치는 파행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

이에앞서 박태준 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은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낡은 정치냐 아니면 희망을 주는 새 정치냐의 갈림길』이라며 『이 후보의 승리는 새정치를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승리』라고 강조.

또 채문식 선거 대책위원장도 찬조연설을 통해 『요즘 「줄서기」라는 말을 많이하는데 저쪽에서 하는걸 보면 6·25때 식량배급 받으려고 줄서는 것처럼 초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은 뒤 『겉보기에는 지구당 위원장 숫자가 저쪽이 우세하지만 결국은 우리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

이어 최근 이 후보 진영에 합류한 공화계의 김용환의원은 『김종필 최고위원을 모시고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 그분과 길을 달리해 착잡한 심정이지만 지역감정 타파의 대국민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낡은 정치의 틀을 깨고 새시대의 문을 열 사람은 이 후보뿐』이라고 역설.

이날 행사에는 박태준 최고위원 채문식위원장 윤길중고문 이한동·박철언·박준병·심명보·김현욱·이긍규의원 및 양창식·남재두당선자 등 대책본부 관계자들과 김용환·윤재기·이인구·윤성한의원 등 공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이 후보는 「돕기모임」에 앞서 대전 문화관광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선이 모양갖추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고 자유경선 원칙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자유경선이 지켜지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

이 후보는 또 가락동 정치교육원 부지 특혜 매각 의혹사건과 관련,『이 사건은 아직 매듭된 것이 아니나 전당대회에 이용한다는 오해때문에 거론하지 않고 있다』며 『정당대회가 끝난 뒤에는 반드시 의혹을 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신재민·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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