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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통일 그 문제점과 전망/올레그 아브람킨(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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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통일 그 문제점과 전망/올레그 아브람킨(특별기고)

입력
199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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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교류 통해 차곡차곡 신뢰 쌓아야지난 89년 독일통일이후 세계의 관심은 이제 유일한 분단국인 한반도에 쏠려있다.

그러나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 양측이 너무도 다른 정치·경제·사회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왔기 때문에 보다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독일과 한반도가 다르다는 점을 잘아는 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남북대화의 급진전상황을 지켜보고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남북대화의 진척상황을 분석해온 외국관측통들은 남북한 양측이 모두 통일은 적어도 10년은 걸린 긴 행군으로 간주했다.

북한당국은 기존정치체제의 유지에 관심을 두고있고 남한측은 독일의 경우처럼 급속한 통일이 가져올 경제적 부담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향후 대화진척상황을 정확히 읽어내기는 힘들다. 예컨대 지난 2월 중순의 총리회담은 단순한 의전용이었나하는 의구심을 낳았다.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를 가시화하는데 양측은 아무런 합의점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한측의 입장에서 보면 정상회담개최의 걸림돌은 북한측이 핵시설에 대한 남북한 상호사찰 및 국제사찰을 꺼리는데 있다.

그러나 남북문제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이 문제도 수개월내에 해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남한측이 대북접촉에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나는 현재의 북한 경제상태이고 또 하나는 김일성부자의 권력승계문제이다.

북한에는 식량,전기가 부족하며 경제는 극도의 위기상황에 처해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평양에는 경화가 부족해 이전의 사회주의국가들과 행하던 경제·교역관계조차 단절되고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한국정치인에겐 「당근과 채찍」 정책이 유용한 정치수단으로 비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열악한 경제문제를 과대해석해서는 안된다. 이점은 지난 1월에 평양을 다녀온 대우그룹의 김우중회장이 확인해주고 있다. 북한경제는 20년이상 물자부족에 시달려왔지만 북한정권은 여전히 지탱되고 있다. 북한은 수출할 수 있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수년간 북한은 무기거래로 부족한 경화와 원유를 충족시킬수 있었다. 최근의 예로는 중동으로 수출한 스커드 미사일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을 경제고립으로 이끌지않는 또다른 이유는 남한 내부에 있다. 남과북의 경제협력은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된다. 남한측으로서는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남측의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경제 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 합작투자는 마침내 통일로 이어질 것이고 적어도 상호신뢰를 구축할 것이다.

경제협력은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이 문제의 해결없인 통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는 미묘한 사항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남한측이 기다려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권력승계는 지금 진행중이다. 김정일은 이미 북한의 권력기구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외교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것이 그가 김일성 이상의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일성은 생존해있는 동안은 최고의 권좌에 앉아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화해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회담이 올해 성사된다면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정책은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될것이다. 두 정상이 만나 주요현안을 토의하지않을 이유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 양측은 우선 생산적인 회담을 위한 분위기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양측은 정상회담의 필요성엔 동의하지만 상호불신은 여전히 존재하고있다.

남한 일각에서는 북한측이 안팎의 상황을 이유로 정상회담을 더욱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북한측은 달리 생각하고 있다. 평양은 서두르지 않고있다. 왜냐하면 앞으로 5년간의 대화상대자가 될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24총선에서 나타난 의외의 결과는 이러한 평양측의 태도를 강화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남한측으로서는 북한정권의 붕괴는 뜻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현 북한권력의 유지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북한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지금 남측의 완고한 태도는 개혁주의자들을 경계하는 보수주의자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줄수도 있다. 더구나 북한에선 개혁주의자들도 소련의 개혁주의자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소련과 동구의 사회주의체제 붕괴이후에도 북한의 테크너크랫들은 여전히 경제의 점진적 개혁과 기존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는 중국식 사회주의노선을 지지했다.

평양이 중국의 모델을 따른다면 북한의 대일·대미수교는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이들 국가들과의 교역은 북한경제를 향상시킬 것이며 북한주민의 생활을 증진시킬 것이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원조는 남한이 북한에 충분히 투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금의 주요 현안은 남북사이의 불신을 제거하며 쌍방 주민들에게 상대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이 과제는 상호왕래,이산가족방문,체육교류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서울회담에서 이런 점들이 가시화되고있는 것은 남북관계의 큰 진전이라 할 수 있다.<이타르­타스통신 전 서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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