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피해 신고소엔 한인들로 “북적”/폐허 건물벽엔 곳곳 「백인비난」 낙서흑인폭동이 수습국면에 접어든 4일부터 폭동진원지인 사우스 센트럴지역내 흑인소유 업소는 때아닌 호황을 누려 약탈과 방화로 큰 타격을 받은 한인업소와 뚜렷한 대조.
이 지역 저소득층 주민들이 각종 구호물자를 배급받기위해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폭동의 피해가 경미한 흑인소유 업소들은 평소보다 2∼3배 많은 매상고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인소유 점포 대부분이 전소되거나 약탈을 당해 철시한 상태라 주민들은 식료품 등 생필품 구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교단체 등이 마련한 몇 곳의 구호품배급소 앞에는 생필품을 구입하지 못한 2백∼3백여명의 주민들이 장사진을 치고 하나라도 더 손에 넣기위해 아귀다툼이다.
LA 흑인 집중거주지역인 이곳에 거주하는 우호적인 흑인주민들은 4.29 난동사태로 크나큰 피해를 입은 한인교포들과 마찬가지로 흑인 약탈방화범들을 비난하며 이번 난동사건의 근본원인은 백인들의 인종차별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성토했다.
사우스 센트럴의 중심 웨스턴 51번가에서 자동차부품센터를 경영하는 한 흑인은 『지금까지 이웃 한인업소와 서로 도우며 장사를 해왔다』며 『한인업소들이 빨리 문을 열어야 나에게도 도움이 될것』이라고 한인업소의 빠른 복구를 기원했다.
그는 방금전에도 『한국제 배터리를 팔았다』면서 한국과의 깊은 유대감을 과시했다.
옆에 서있던 그의 부인은 이번 폭동으로 자신의 미장원도 모두 불타버렸다면서 「미친 흑인폭도들」이라고 분개하기도.
그녀는 흑인폭도들이 사우스 센트럴지역의 전체흑인중 30%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들이 저지른 행위는 「누워서 침뱉기」와 같은 자해행위라고 흥분했다.
또다른 흑인타운인 웨스턴,노르트만디,버몬지역의 흑인들 대부분은 『한인들과 별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면서 『하루빨리 한인들이 가게문을 열어 일자리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말하기도.
LA시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된지 이틀째인 5일 방화로 골조만 남은 건물들은 아직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방치돼 있으며 여기저기 건물벽면엔 「흑인파워」 「빌어먹을 백인경찰」 등 스프레이로 갈겨쓴 구호들이 선명히 남아 있는 상태다.
수십군데의 교차로는 폭동때 부서진 신호등이 아직 복구되지 않아 흑인 교통순경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고 슬라우스버몬 거리에 있는 식량권 배급소에는 무료티켓을 구하려는 남녀 흑인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이 가운데 린우드지역에 위치한 한인업소들은 일부영업을 시작했으나 흑인폭동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우스 센트럴지역 한인업소들은 대부분 빨라야 다음주에나 문을 열 예정이다. 이와관련,한인출신인 한 FBI관계자는 『조급히 문을 열고 정상영업을 하는 것은 아직 위험하다』며 『사태가 완전히 수습된 후 영업을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충고했다.
4일 상오부터 폭동 피해신고를 받기 시작한 한인타운 파출소에는 4일간의 약탈·방화로 피해를 입은 수백명의 한인들로 혼잡을 이뤘다.
상오 9시에 문을 연 파출소에는 월셔와 램파트지역에서 7명의 경찰관이 파견나와 피해접수를 받고 있었으나 밀려드는 한인들의 피해접수를 감당하지 못해 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길어졌다.
파출소에는 영어해독에 문제가 있는 한인들의 편의를 돕기위해 한글로 된 피해보고양식이 견본으로 배치돼있고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의 보고서작성을 돕고 있어 따뜻한 동포애를 절감케 했다.
그러나 일부 한인들은 피해접수가 상오 9시부터 하오 11시까지 가능하다는 말만 듣고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피해신고와는 별도로 폭동충격서 채 헤어나지 못한 일부 한인들은 5일부터 무료로 심리치료를 실시하는 아시안 퍼시픽 카운슬링센터를 찾아 상담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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