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접촉서 「예술단」 등 전격타결/공동위 등 합의서 실천단계 진압▷심야 전격합의◁
제7차 고위급 회담은 6일의 첫날회의부터 7년만의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교환사업에 전격 합의하는 등 기대밖의 성과를 기록해 합의서 채택에 이어 회담사에 또다른 이정표를 기록.
양측은 이와함께 합의서의 실천기구인 판문점 연락사무소와 3개 공동위의 구성·운영방안에도 합의해 남북합의서의 구체적인 실천단계에 본격 진입.
양측은 이같은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자축키 위해 당초 비공개토론으로 예정했던 7일의 두번째 회의를 「합의서 서명행사」로 급거 변경,전국에 TV 생중계키로 결정하는 등 기민성까지 과시.
양측은 7일 회의에서 연락사무소,군사·경제·사회문화 공동위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수석대표가 번갈아 6차례 낭독할 예정. 이어 양측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갖고 고향방문단 구성에 관한 합의 내용을 공동발표문 형식으로 공개할 예정.
이날회의는 양측이 수석대표 기조연설을 통해 「8·15 이산가족교환방문」원칙에 자연스럽게 합의하자 회의장 주변에는 가벼운 흥분감으로 술렁.
특히 종전의 이산가족 교환방문 사업협상서 걸립돌로 등장했던 예술단 교환을 북측이 이번에도 제의하고 나섰지만 우리측이 이미 지난 6차회담을 통해 이의 수용의사를 밝혔던 터여서 성사가능성을 더욱 고조.
그러나 북측은 막상 대표접촉과 교류협력 분과위원장 접촉에서 이같은 내용을 일체 언급하지 않은채 「비정치적인 공연내용」을 선정키로 순순이 합의해 우리측 관계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북측은 그러면서도 막판까지 미전향 장기수 이인모씨 송환문제에 대해 『전제조건은 아니나 그 정도는 고려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모호한 입장을 보여 우리측은 진의파악에 애를 먹었다고.
우리측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씨 송환건에 북측이 그리 큰 무게를 실은것 같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 때문에 방문단 성사 시기가 추석정도로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전망.
한편 이같은 북측의 뜻밖의 제의가 나오게 된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
일부에서는 이를 우리측의 강도높은 이산가족 문제제기를 겨냥한 북측의 「선수치기」로 해석.
이와달리 다른 관계자들은 우리측이 핵문제와 관련해 걸어놓고 있는 대북경협 유보의 빗장을 풀어보기 위한 북측의 고육지책일 것으로 분석.
▷대표접촉◁
남북 양측은 첫날 본회의를 마친뒤에도 밤늦게까지 대표접촉과 각 분과위원장 접촉을 계속 갖고 쟁점사항의 합의도출에 총력.
양측의 접촉이 심야까지 계속되자 정 총리와 최호중 부총리겸 통일원장관 등 우리측 수뇌부는 호텔 신라에 머물면서 수시로 협상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대처방안을 지시하는 등 진두지휘.
전날 하오와 이날 새벽에 각각 두차례 비공식대표접촉을 가졌던 양측은 이날 하오에는 우리측의 임동원 이동복대표와 북측의 최우진 안병수대표가 각각 참석한 대표접촉을 먼저갖고 하오 4시께 선공동위구성·후부속합의서 채택원칙에 가까스로 합의.
이를 바탕으로 각 분과위원장들이 이어 정치군사위·교류협력위·핵통제위 순으로 번갈아 회동,공동위 구성 및 운영방안을 집중협의해 합의점을 도출.
이런 가운데 이날 하오 9시20분께 이번회담의 우리측 차석대표인 김종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호텔 3층에 마련된 기자실에 들러 낙관적 전망을 피력.
김 수석은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북측에 양보한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12월 합의서 채택당시 우리가 내준게 있느냐』며 정색.
▷양측 기조연설◁
이날회의는 양측총리가 합의서 이행기구 구성과 부속합의서 채택 등에 대한 입장천명과 고향방문단 등 새로운 제안을 담은 기조연설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2시간 10분여동안 공개리에 진행.
남북한 대표들은 양 총리가 차분한 목소리로 연설문을 읽어가는 동안 간간이 메모를 하면서 경청하는 등 시종 진지한 분위기.
먼저 정 총리는 합의서에 명시된대로 5월19일 이전에 이행기구를 발족시켜야 하는 것은 회피할수 없는 우리 고위급회담 대표들의 의무사항』이라고 못박고 『처음부터 구체적 대책을 부속합의서에 완벽하게 담아낼수 없기 때문에 순차적·축차적 방식의 부속합의서 채택이 현실에 부합된다』고 강조.
정 총리는 이어 8·15를 계기로 한 북측의 「범민족대회」 「남북 해외청년학생 통일축전」 등 행사추진과 관련,『대결시대의 남북관계에서 볼수 있었던 장외투쟁』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정치선전』이라며 즉각 중지를 촉구.
정 총리는 대신 『합의서 발효이후 첫번째로 맞이하는 광복절에 새로운 시대의 장을 여는 상징적 사업으로 「8·15 경축방문단」을 상호 교환하자』고 제의.
정 총리는 『경축방문단의 교환이 민족화해를 도모하고 새로운 남북관게로 도약하는 계기로 통일의 날을 앞당기는 디딤돌이 될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북측의 호응을 기대.
이어 연 총리는 『부속합의서는 합의서에 시한이 명시돼 있지 않으나 이행기구 발족과 함께 이번 회담에서 작성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핵사찰을 합의서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들고 나온것은 김빠진 이야기』라고 우리측의 핵문제 연계방침을 공박.
연 총리는 이어 ▲인민군 종군기자 이인모씨 송환 ▲문익환목사 등 방북인사 석방 ▲노부모 방문단과 예술단의 교환방문 등을 함께 제의.
연 총리는 특히 『노부모 방문단교환은 협력·교류분과위원회에서 이산가족문제가 해결되기에는 시간이 요하는 만큼 이와 별도로 이산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위한 획기적인 조치』라며 『합의서 이행의 첫 선물로 민족앞에 내놓자』고 이 제의를 부각.
▷기타행사◁
북측 대표단 중 안병수대변인이 김정우 대외경제사업부 부부장 등 일부 대표와 실무진이 신라호텔에서 대표접촉을 계속하느라 불참한 가운데 연형묵총리 등 일행 70명은 6일 하오 광명시 소하동 소재 기아자동차 공장을 1시간 가량 시찰.
연 총리 일행은 김선홍 기아자동차 회장의 안내로 4시부터 20여분간 프라이드 생산라인의 전공정을 시찰했는데 보닛을 생산하는 프레스라인,로봇에 의한 무인자동 조립라인 등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는 등 깊은 관심을 표시.
연 총리는 멀티비전 관람에 앞서 방명록에 「우리의 민족 공업을 발전시켜 민족의 자랑을 세계에 떨치자. 7차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 연형묵」이라고 서명.
이어 북측 대표단 일행은 하오 5시부터 국립극장서 국립무용단의 창작무용극 「강강수월래」를 언론계·문화계 등 초청인사 1천5백여명과 관람.<신효섭·이재열기자>신효섭·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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