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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폭동」 가라앉을까/강공 폭도들에 심리적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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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폭동」 가라앉을까/강공 폭도들에 심리적 압박감

입력
1992.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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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진압땐 “예측 못할 상황”도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사태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연방군 투입결정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LA지역에 그치지 않고 전국 대도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조기 진화의 필요성을 절감,연방군 동원이라는 강공책으로 사태수습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1일 LA시 인근지역에 진주한 연방군은 지난 89년 파나마 침공당시 투입된 제7경보병 사단서 차출된 최정예부대로 사태악화때 즉각 개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연방차원의 정규군 동원은 일단 흑인시위대에겐 강력한 심리적 압박감으로,주방위군에겐 든든한 지원세력으로 작용,사태해결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LA 경찰당국도 이번 폭동이 연방군의 동원을 계기로 큰 고비를 넘겼으며 연방군의 측면지원을 받은 주방위군이 본격 진압작전에 나서면서 곧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정부가 연방군을 시위현장에 직접 투입,무력진압에 나설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LA 지역상황이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섣불리 연방군을 폭동현장에 투입,민간인에 총부리를 겨눌 경우 오히려 흑인들의 감정을 자극,꺼져가는 불씨에 기름을 끼얹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흑인시위대와 충돌,발포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이번 사태가 민감한 정치쟁점으로 등장해 부시 대통령을 두고두고 괴롭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워싱턴측은 조기 수습을 위해서는 연방군의 즉각적인 무력진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연방군이 지금까지 소요지역에 1백여차례 출동해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해왔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또 사태발발후 지금까지 공화당 내외의 정적으로부터 위기관리능력 부족,결단력 부족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부시 대통령으로선 사태의 조기진화만이 이같은 평가를 불식시킬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강력한 지도자로서 단호한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LA시 인근에 포진한 연방군측에 유사시 무력을 사용하라는 명령을 내려놓고 있다. 이는 현 상황이 주정부 차원의 해결범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시 대통령이 이처럼 사태해결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만큼 사태의 수습은 일단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LA 지역외에 미 전역에서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흑인 소요사태를 해결하기엔 아직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따라서 LA사태를 계기로 미국사회에 불거진 흑백갈등을 극복하고 인종적 편견의 골을 메우기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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