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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억/부실기업 한양이 어떻게 마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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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억/부실기업 한양이 어떻게 마련했나

입력
199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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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 관련 민자에 제공… 의혹증폭/빚 1조4천억 은행관리로 묶여/상은 “대출없이 지급보증만” 해명/배 회장 “로비명수”… 부채 5천6백억 상환유예 특혜도민자당이 건설업체인 (주)한양과 서울 가락동 교육원 매매 가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으로부터 5백억원 규모의 대출을 주선,거래대금으로 받았으며 이 자금이 3·24총선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관련,김윤환 전 민자당 사무총장은 의혹이 제기된지 이틀만인 1일 상오 한양으로부터 5백억원의 자금을 건네받았음을 확인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이 자금중 2백89억원을 총선자금으로 사용했으며 나머지 2백11억원은 당 금고에 보관중이라고 밝혔다. 5백억원의 거래가 민자당과 한양간에 이뤄진것은 사실로 나타났으며 다만 이 돈이 은행대출금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돈을 건네준 쪽인 한양의 재무상태로 볼때 이 돈은 금융기관대출금 일수밖에 없다는 추정이 충분히 가능하다.

한양은 지난해말 현재 총 부채가 1조3천8백45억원에 달하는 대표적인 은행관리 부실기업이다. 이같은 엄청난 빚더미를 지고있는 기업이,그것도 매달 1백억∼2백억원의 은행자금을 끌어다가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5백억원의 자금을 자력으로 마련한다는 것은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한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한양이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2만5천세대를 맡아 짓고 있기 때문에 자금사정이 괜찮다고 말하지만 이 건설사업도 자금소요처이지 공급처가 아닌 것이다.

5백억원의 여신(대출금과 지급보증을 합친 계수)을 지원한 것으로 지목된 상업은행은 이날 상오 한양과의 거래는 지난 3월말 현재 지급보증만이 지난해말에 비해 2백50억원이 증가했을 뿐이며 올들어 일반대출을 해준 적은 분명히 없다고 밝혔다.

상업은행 관계자는 한양에 대한 대출은 지난해말 20일짜리 긴급대출 지원이 있었으며 올들어서도 1월중에 한차례 긴급대출 지원만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양과의 대출거래는 회사운전자금 항목으로 이뤄졌으며 가락동 교육원문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은행관리가 아무리 대상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것이긴 하지만 가계약 상태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얘기다.

한양은 은행의 이 지급보증으로 단자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사용했다.

따라서 은행의 해명을 십분 수용하더라도 은행의 지급보증으로 얻어낸 제2 금융권대출금이 민자당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구나 상업은행은 한양에 대한 대출여부가 문제되자 담당임직원들이 일제히 자리를 비우고 해명을 하루 가까이 회피,공연히 의혹을 증폭시킨 결과를 빚었다.

한양은 지난해 11월 상환만기가 된 5천6백56억원의 부실채무를 5년간 더 유예할 수 있는 조치를 받았다. 또 소유주인 배종렬회장은 특혜와 이권이 얽힌 공사를 잘 따내는 로비의 명수로 알려져 있다.

91년도 한양의 손익계산서를 조면 기부금 등의 영업외비용이 1천50억원이다. 매출액 7천24억원의 14.9%에 달하며 매출총이익 8백88억원의 1.2배나 된다. 1년전에 비해서도 4백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한양의 자금거래는 은행관리를 받고 있는 부실기업이라는 점에서 특히 금융당국의 검사대상이 돼야 한다. 그런데도 은행감독원은 『모든 기업을 다 검사할 수는 없다』며 현대때와는 달리 소극적 입장을 보여 대조를 보이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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