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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피해보상길 강구해야/흑인폭동 냉정한 대처 바람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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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피해보상길 강구해야/흑인폭동 냉정한 대처 바람직(사설)

입력
199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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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시의 흑인폭동은 방화·약탈·살인으로 악화되면서 전세계에 충격과 경악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흑인들에 의한 한국 교포들의 가게습격과 방화·약탈 그리고 1일 새벽(서울시간)에 있은 LA 총영사관 습격은 우리에게 단순한 걱정 이상의 불안과 우려를 낳게 한다. 사태의 발단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흑인청년을 집단 구타한 백인 경찰관에게 배심원들이 무죄평결을 내린 것에 흑인들이 분노를 터뜨린 것이라지만 그 불똥이 엉뚱하게 한국 교포에게로 튀었으니 결국 미국의 인종분쟁 때문에 한국 교포들만 억울한 피해를 입게된 꼴이다.우리로선 배심원들의 평결내용 자체에 가타부타 의견을 가질 처지가 못된다. 그러나 미국의 여론이 실망과 비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평결이 심히 편향되어 있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이러한 편향된 평결이 백인들의 인종적 우월주의와 유색인종 특히 흑인들에 대한 자심한 차별관념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사실은 부인될 수 없을 것 같다. 입으로는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고 민주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나라임을 자랑하면서도 미국에서의 인종차별과 편견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유별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회 하류층을 형성하고 있는 흑인들은 빈곤과 푸대접속에 좌절을 거듭하면서 불만과 분노를 키워왔으며 그 불만과 분노가 이번 폭동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진정한 이유라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그와 같은 흑인의 분노가 그들보다 더 소수인 한국 교포들을 대상으로 폭발했다는 사실이다. 작년 3월에 있었던 두순자씨 사건 이후 한국교포와 흑인들 사이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거니와 그간 양측 사이의 꾸준한 노력으로 평온을 되찾은 듯이 보였던 한·흑 관계가 이번 일로 다시 악화된 것은 심히 유감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물론 그곳에 사는 한인사회가 흑인들과의 융화나 지역사회에의 기여면에서 비판을 받을 만큼 패쇄적이었다는 사실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우선은 그곳 교포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한·미 양국 정부가 최대의 노력과 최선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믿는다. 미국 정부는 즉시 흑인들의 폭동을 진압시키고 한국정부와 현지 공관 그리고 교포사회는 한국교포가 입은 피해를 자체적으로 최소화 시키면서 적정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동시에 강구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미국사회에 정착해서 그곳 생활을 영위해 나가려면 백인이건 흑인이건 간에 그곳 사람들과 우의를 다지고 함께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옳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국 교포들에게 흥분끝에 맞대결로 나서서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지 말고 사태진정에 필요한 참을성을 십분 발휘해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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