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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강경대처” 천명/미 연방정부 긴급 안보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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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강경대처” 천명/미 연방정부 긴급 안보회의

입력
199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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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쟁점화는 사태 본질 왜곡”/폭동 정당성 상실… 타협 없을듯【워싱턴=정일화특파원】 로스앤젤레스의 흑인폭동은 얼핏 보기에는 문제를 정치 쟁점으로까지 끌어올린 결과를 가져온 것 같지만 사실은 핵심을 흐리게 한 측면이 더 짙다.

29일 LA 시미밸리 지방법원에서 흑인청년 로드니 킹을 경찰 쇠몽둥이로 50번 이상이나 마구 패대던 4명의 경찰이 흑인은 단 한명도 없는 12명의 배심원 결정에서 무죄평결(포웰에 대한 공권력 남용부문은 미결)을 받았을 때 미 전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는듯 했다.

로드니 킹을 차에서 끌어내 땅바닥에 끓어 엎드리게 해놓고는 4명의 경찰이 돌아가며 무자비하게 패대는 장면이 한 아마추어 비디오 작가에 의해 촬영된후 전국 TV망을 타고 수없이 방영돼 이 사건은 미국 시민치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마구 패대는 장면이 너무나 생생하고 무자비해서 이들은 분명히 상당한 형벌을 받을 것으로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판단하고 있었다. 이 문제가 처음 터졌을 때 『전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발뺌하던 게이츠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장도 비디오 방영후 관련 경찰관 1명을 파면하고 다른 3명도 정직을 시킬 정도로 사건내용은 경찰관의 잘못으로 결론나 있는듯 했다.

무죄평결 직후 미 전국 TV들이나 신문들은 전문가 또는 일반시민의 논평을 모아 「이 평결이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주장했다. 충분히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29일 밤 이 평결에 불만을 품은 LA지역 흑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방화·폭행·약탈하는 장면이 전국 TV를 통해 그대로 방영된 뒤부터는 「잘못된」 평결보다는 흑인폭동 자체로 비난의 화살이 모아졌다. 흑인 어린이들이 서로 웃어가며 가게의 물건을 훔쳐내는 모습,거리의 차량에서 운전자를 끌어내 폭행하는 장면 등이 되풀이 방영되자 「문제의 초점」은 일시에 돌려졌다.

30일 부시 대통령은 『미국 시민이면 미국 법체제를 존중하라』 『법과 질서를 지키라』는 담화문까지 발표했고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은 언제든지 더이상의 폭동을 진압할 사태를 갖추고 전투 태세를 취하게 했다.

미국의 흑인 인구는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서는 10배 20배 많지만 그래도 전체 인구의 11.7%에 불과하다. 기존 법질서를 넘어 폭력시위로 문제를 해결할 만큼 절대로 세력이 크지는 못한 입장이다.

이번 사건은 몇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는 비디오 테이프의 문제. 재판과정에서도 그랬지만 폭력현장을 찍은 비디오로 실제상황이 어떠했는지에 관계없이 경찰이 엄청난 폭력자로 낙인찍힐 만한 효과를 가져와 이들이 무자비한 폭력·권력남용 등의 판결을 받지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여론을 처음부터 모으고 있었다.

경찰을 기소한 검찰측도 계속 이 비디오 화면을 형사처벌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경찰관의 변호인측은 비디오 증거를 과소평가하도록 배심원들을 설득했다. 보다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 「무자비한 공격」이 성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둘째는 배심원 선정문제이다. 피고인측은 고등법원에 『여론재판의 위험성을 덜수 있도록 보다 중립적인 지역으로 사건을 이관하여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품의를 올려 이를 결국 수락받은후 은퇴한 경찰 또는 소방관 출신이 많이 모여사는 백인 동네 시미밸리지역으로 이 사건을 이관시켰다. 배심원은 모두 비흑인이었고 관례에 따라 배심원 신분은 밝혀지지 않았다. 인구 구성으로 봐 상당한 전직경찰·소방관 등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법집행 공무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만한 계층이다.

이들은 전원 경찰 4명에 대한 무죄평결쪽에 찬성했다.

그러나 정당성을 이미 잃고 있는 이런 폭동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타협책은 절대 펴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도 폭동이 있은 직후에는 재심을 시사했으나,계속 폭동이 수그러들지 않자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냉정한 사회이고 이 때문에 냉정을 잃은 도전은 목적을 달성키가 매우 어려운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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