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참정권 확대 기회”/“냉소주의 확산” 이탈 분석도흑인 로드니 킹을 구타한 백인 경찰관 4명에 대한 무죄평결에 이은 흑인들의 인종폭동으로 대통령후보 지명을 위한 예비선거 등 올해 미국 정치판에서 이미 배제된 흑인들이 정치에서 더욱 소외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분석가들은 올 11월의 대통령 선거에 이르는 향후 6개월간에 걸쳐 가부간에 그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흑인 지도자들은 소외가 아닌 참여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한 정치연구소의 흑인정치문제 전문가인 러셀 오웬스씨는 『이번의 무죄석방은 흑인 유권자들을 자극하여 일부 전향적인 흑인 지도자들을 따라 정치참여 쪽으로 가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웬스씨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흑인 유권자들이 정치과정으로부터 이탈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색인 지위향상을 위한 전국연합」의 시카고 지부 시드 핀레이 지부장은 LA 지방법원의 이번 무죄평결을 통해 인종차별주의가 미국내에서 『여전히 꿋꿋하고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올해의 공화·민주 양당의 대통령 후보지명 예비선거 운동기간에 흑인들의 참여도는 지난 88년의 수준보다 훨씬 저조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흑인들 사이에 미국의 현 체제에 대한 냉소주의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투표율도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흑인의 투표율 하락폭이 지금까지는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흑인들의 체제이탈 욕구로서가 아니라 다른 요소로 설명해야 한다고 보고있다.
이들은 흑인의 참여도가 지난 88년에 비해 올 예선에서 저조한데는 그 당시 흑인 유권자를 기록적으로 동원했던 제시 잭슨 목사와 같은 흑인 대통령후보가 지금은 없다는데 한가지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래드씨는 또 대선레이스가 거의 마무리된 최근의 몇몇주의 예선에서 흑인의 참여도가 특히 낮았다면서 『이번 사건이 오는 11월 대선때 흑인유권자의 투표여부를 가리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반면 뉴욕주 출신의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인 찰스 랭겔씨는 『이번 비극이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쌓여왔던 무력감이 LA에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 체제에서는 어떠한 정의도 없고 어떠한 일자리도 없으며 따라서 어떠한 희망도 없다고 믿는(흑인들의) 좌절감은 이제 불행히도 곪아서 어떤 경우에도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직에 선출된 흑인 정부관리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그 늘어나는 속도는 70년대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현재 의회에는 26명의 흑인이 진출해 있으며 주 및 지방정부의 경우 흑인 선출직 관리들은 7천명을 넘고 있다.
오웬스씨는 『이같은 추세는 70년 이후 극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정치직에 선출되는 흑인들의 숫자는 늘고 있으나 증가율에 있어선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 로이터="연합">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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