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조직 모임 급습/연행순간 구호 외치며 자해도/6공 최대 반국가단체… 사실상 와해국가안전기획부는 29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등 혐의로 수배했던 남한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총책 백태웅씨(29·전 서울대 총학생회장·공법4 제적) 등 사노맹 중앙위원 8명과 조직원 31명 등 39명을 검거,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안기부는 백씨 등 사노맹 핵심간부 8명이 지난 27일부터 경기 양평군 옥천면 양평플라자콘도 5108호실에서 「총선투쟁평가와 향후대선투쟁계획」을 수립하기위해 비밀회합한다는 정보를 입수,29일 상오 8시 30분께 회합을 마치고 나오던 백씨 등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또 이날 상오 서울 송파구 석촌동·방이동,양천구 신월동,성동구 중곡동 등 사노맹 서울지역 비밀아지트 4곳을 급습,조직원 13명을 추가로 붙잡고 각종 문건과 워드프로세서 등 장비일체를 압수했다.
안기부는 같은 시간대에 대전 도마동,대구 송현동,광주 백운동 등 지방 비밀아지트 3곳에서도 조직원 18명을 검거했다.
안기부는 양평플라자 콘도에서 중앙위원들을 검거할때 이들중 일부가 얼굴을 시멘트벽에 부딪치는 등 자해소동을 벌였으며 조사과정에서도 「사회주의 혁명 승리만세」 등 구호를 외치면서 일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중앙위원 박노해씨(본명 박기평·34)가 검거된 데 이어 실질적 총책으로 알려진 백씨까지 검거됨으로써 6공 최대의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사노맹조직은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죄 등이 적용돼 지금까지 기소된 사노맹관련자는 1백27명으로 이중 1백16명이 구속기소되고 11명이 불구속기소됐다.
안기부는 백씨와 최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박노해씨 등이 89년 11월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입각한 남한내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사노맹결성을 공개 발표한뒤 조직원 3천5백여명을 규합,학원·노동·종교·정치계 등 각 분야에서 사회주의 혁명투쟁을 선동해 왔으며 94년까지 「남한사회주의 노동자당」을 결성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박노해 의식화학습/사노맹 실질적 리더
▷백태웅씨◁
백태웅씨는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동맹(사노맹)의 창립멤버이자 중앙위원장으로 사노맹의 실질적 리더로 알려진 지하노동운동계의 거물.
백씨는 지난해 3월 구속된 사노맹중앙위원 박노해와 함께 지난 88년 11월 사노맹을 결성한 이래 「비합법 지하투쟁」을 전개해오다 박노해를 비롯한 중앙위원 다수가 구속돼 조직이 상당부분 와해된 상태에서도 끈질기게 조직복원과 투쟁을 벌여 수사기관이 집중추적해 왔다.
흔히 사노맹의 총책은 박노해로 알려졌으나 수사당국의 분석에 의하면 백씨가 고졸출신의 박노해를 사상적으로 의식화시키고 사노맹의 조직체계와 투쟁전술전략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씨는 경남 거창출생으로 가족을 따라 부산으로 이사해 81년 부산 동성고를 졸업하고 그해 서울대 공법학과에 입학했다.
4학년 재학중이던 84년3월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된뒤 같은해 11월 서울대 교내 프락치 린치사건과 관련,1년간 복역했으며 87년 6월 「노동자해방 투쟁동맹」의 핵심간부로 구로공단내 한국전자노사분규를 배후선동한 혐의로 수배되자 잠적했다.
백씨는 수배생활을 하며 대학시절 자신이 몸담았던 지하서클의 후배들을 중심으로 사노맹을 조직,「이정로」란 가명으로 「노동해방문학」지에 「식민지 반자본주의론에 대한 파산선고」 등 10여건의 글을 기고하는 등 선전활동을 해왔다.
「이정로」는 「이것이 정통 정치노선이다」에서 따온 이름으로 백씨는 조직적 두뇌와 NDR론(민족 민주혁명론)에 입각한 사회주의 이론으로 무장,노동운동계에서는 상담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왔다.
백씨는 90년 12월 신분이 확인돼 안기부로부터 5백만원의 현상수배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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