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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경제관」은/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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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경제관」은/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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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20여일 남았다. 김영삼,이종찬 양후보 중 어느 하나가 여당인 민자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다.민자당의 경선은 미국식으로 말하면 대통령 예비선거다. 넓은 의미에서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는 출범한것이다. 민자당의 대통령후보를 뽑는 경선이므로 「집안행사」로 치를수가 없다. 후보들은 대의원들의 표를 획득하기 위해 『왜 내가 대통령이 돼야하는가』 『대통령이 되면 뭣을 하겠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후보들의 공개연설과 유세는 민자당 울타리의 안뿐아니라 밖을 겨냥한 것이어야 한다. 안의 반응에 못지않게 밖의 메아리가 중요하다. 그런데 일의 수순이 뒤틀려버렸다. 후보들의 유세전이 개막되기도 전에 판세가 결정나 버린것 같다. 김영삼후보가 이종찬후보보다 현시점에서 월등히 우세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무언점령」이다. 이와관련하여 「노심」(노태우대통령의 심중),「외압」,「세몰이」 등등의 작용설이 들린다. 어떻든 지금 국민들은 민자당의 양 경선후보의 정견을 들어보고 싶어한다. 앞으로 최대이슈는 경제문제다. 한국경제를 어디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공교롭게도 민자당의 김 경선 후보는 아직 그의 경제청사진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았다. 김 후보는 편집인협회의 조찬간담회라는 좋은 기회가 집권당의 대표 최고위원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제일 먼저 주어졌지만 선용치 않았다.

질의 응답에 앞서 「21세기를 맞는 한국의 정치지도자론」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던 그는 경제비전보다는 정치비전,즉 「문민정치」를 「판매」하는데 역점을 뒀다. 정작 「제철상품」인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무정견이었다. 있다면 『중소기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육성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지금 경제공부를 하고 있다. 김만제 전 부총리,강경식 전 재무장관 등 경제전문가들로부터 배우고 있다…』 『경제학자들마다 다른 소리를 한다. 판단하기 어렵다』 『전후 독일경제를 부흥시키는데 큰 기여를 한 경제각료 에르하르트가 수상으로서는 잘하지 못했다. 경제전문가가 정치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는 상식과 결단력이 중요하다』는 등등이었다. 지도자론이 다시 강조됐다. 그의 업무집행 스타일이 권한이행형이라고 한다.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그 자체가 시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행동의 선이 굵다해도 지침이 되는 비전이 있어야 겠다. 김 후보로서는 그의 경제정책 구도를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 후보로서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김 후보에게서 세련된 이론이나 다듬어진 모범 답안을 기대하지 않는다. 앞뒤가 정연한 논리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담박한 지론을 진솔하게 말한다면 그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경제의 문외한인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은 「공급사이드 경제학」을 정책에 반영한 장본인이었다.

민자당의 대통령후보와 자웅을 겨루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의 김대중 공동대표와 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여러차례 그들의 경제정책청사진을 펴보였다. 민자당의 이종찬 경선후보도 28일 관훈클럽토론회 연설에서 「변화와 도전의 시대에 우리경제가 가야할 길」이라는 주제로 그의 경제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김영삼 경선후보는 원하면 언제든지 기회를 만들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종찬 경선후보는 TV토론과 합동연설회를 제의해 놓고 있다.

김 후보 진영은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집안게임」에서 몸을 사리면 「바깥게임」에서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원치않는다면 김 후보는 개인연설회를 통해서라도 자신의 정책구도를 보여줘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중대한 국면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선 경제운영 형태를 민간주도로 할것인가,정부주도로 할것인가. 재벌중심체제를 견지할 것인가,아니면 중소기업중심체로 전환할 것인가. 재벌그룹에 대한 문어발식 확정저지·업종전문화정책의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재벌그룹의 소유와 경영분리문제는. 농촌경제는…. 창의적인 결단을 요구하는 역사적인 경제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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