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치참여 국민에 죄송”/제조업·중기에 자금지원 건의노태우대통령은 25일 낮 전경련의 유창순회장·최창락부회장,이건희 삼성그룹,정세영 현대그룹,구자경 럭키그룹,김우중 대우그룹,최종현 선경그룹 회장 등 7명의 경제인을 청와대로 초청,오찬간담회를 갖고 경제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이 자리에 배석한 김학준 청와대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한 대화내용이다.
▲노 대통령=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는 내수과열로 인한 「거품현상」입니다. 때문에 재정금융상의 안정기조 유지가 불가피합니다.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적자폭의 축소를 위해 과도한 임금상승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총액기준 5% 범위내에서 대기업의 임금이 인상되기를 바랍니다.
대기업들은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재벌이 국민으로부터 비판받는 이유는 문어발식 기업확장,소유와 경영의 미분리,그리고 금융자금지원의 편중화 현상때문입니다. 재벌기업도 이제는 세계적인 경쟁시대에 대비,전문주력업종을 선택해 그 분야에서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사치성 서비스산업 등에 진출하는 것은 전문주력업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유 전경련회장=대기업의 정치참여는 정경분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등 파문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염려를 사게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정 현대그룹회장=예기치 않게 저희 명예회장이 정치에 참여하게 되어 사회·경제적으로 물의를 많이 일으켜 죄송스럽습니다. 또 정부의 입장을 불편하게 만든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정경분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삼성그룹회장=기업이란 국가와 국민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선 국가가 안정돼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정경분리의 원칙은 너무나 당연해서 말하자면 「헌법 제1조」와 같은 것입니다. 정경분리가 이룩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됩니다.
▲구 럭키금성회장=중소기업의 자금형편이 매우 어렵습니다. 부도가 나야할 중소기업은 부도가 나야겠지만 선별해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김 대우그룹회장=최근 우리경제에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데,이는 급격한 변화에 대비해 기업들이 미리미리 준비를 하지 못한 탓입니다. 이 점을 저도 반성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모두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열심히 일하는 기풍이 다시 자리잡아야 하겠습니다. 더 절약해야 합니다. 한가지 건의드리겠습니다. 국력은 제조업입니다. 제조업이 강화되어야 하겠습니다.
▲최 선경그룹회장=정경분리가 확실히 이루어지도록 재계가 정부와 협의해 차제에 좋은 결과를 끌어내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큽니다. 정부는 인플레가 발생해 물가가 오를까봐 자금억제 정책을 쓰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동기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자금이 모자라므로 금리가 높습니다. 정부에서 특별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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