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교정에서 열린 고 강경대군 1주기 추모행사의 숙연함이 채 가시기도 전인 23일 하오 8시50분께 강군사망이후 계속된 항의시위를 진압하던중 돌에맞아 중상을 입고 후유증에 시달렸던 한 의경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항상 성실하게 생활하는 것을 가장 소중히 생각하며 무슨 일이든 잘하는 것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인생이 훨씬 값어치있다』고 부대신상명세서에 적었던 서울 종암경찰서 방범순찰대소속 노봉섭상경(22)은 이날 근무를 마친뒤 경찰서 본관 4층 체육관으로 올라가 투신했다.
재수끝에 신구전문대 인쇄과에 입학했던 노군은 『빨리 군문제를 해결해야 취업에 유리하다』는 주위의 권고로 한학기를 마친뒤 곧장 의경으로 자원입대했다.
빨리 취직해 버스운전사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도와 장남의 도리를 다하려고했다.
그러나 입대 8개월만인 지난해 5월9일 노군의 소박한 꿈은 산산조각났다.
이날 종각전철역 부근에서 시위진압을 하던 노군은 어디서 날아온지도 모르는 돌에 머리를 맞아 정신을 잃었다.
뇌진탕으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아 겨우 생명은 건졌으나 극도의 후유증에 시달려야만했다.
돌무더기가 날아오는 공포감에 시달리는 소위 「외상에 의한 스트레스장애」로 시달린 노군은 자주 악몽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퇴원후 노군은 경찰서 도서정리 요원으로 내근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증세는 더욱 심해져 신경안정제에 의존하는날이 많아졌고 결국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
24일 새벽 비보를 전해듣고 달려온 어머니 신서운씨(47)는 『기독교 신자인 봉섭이가 자살했을리 없다』며 넋을 잃었다.<이태희기자>이태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