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와 「마약인질 밀거래」 견제받자/방해세력 제거위해 팔단체와 합작폭파/미선 「사실」 은폐 리비아인 속죄양 삼아지난 88년 2백70명의 희생자를 낸 팬암기 폭파사건은 리비아의 만행때문이라는게 서방세계의 통설이다. 유엔의 대리비아 제재도 이같은 통설을 바탕으로 가능했다.
그러나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일자 최신호에서 「폭파주범=리비아」라는 등식을 부인하고 시리아·팔레스타인의 합작테러설을 강력히 제기했다. 또한 미 정앙정보국(CIA) 내의 압력이 폭파의 한 원인이 됐다는 CIA 연루가능성까지 주장했다. 특히 미 정부가 CIA 연루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리비아를 속죄양으로 삼았다고 단언,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타임이 주장하는 팬암기 폭파의혹은 다음과 같다.
알 하사르는 코리아(COREA)라는 암호명으로 독일에서 활동중인 CIA공작반과 연계돼 있었다. 알 하사르는 레바논내 미국인 인질석방을 위해 조력해주는 대가로 C(코리아) 공작반의 묵인·보호아래 미국에 엄청난 마약을 반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거래를 견제하는 또다른 공작반이 등장했다. 별도의 인질석방 작전을 펼치고 있던 찰스 매키대령 휘하의 6인 공작반은 『알 하사르의 개입은 부정직하고 위험한 거래』라고 규정하고 이를 본국에 보고하려 했다.
이때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의 리더 아메드 지브릴이 알 하사르에게 접근해 왔다. 아메드 지브릴 그룹은 『매키 대령 공작반이 당신(알 하사르)을 노리고 있다. 머지않아 당신의 미국내 마약루트는 철저히 봉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매키 대령 일행이 귀국을 위해 탑승한 팬암기를 폭파하자고 제의했다. 물론 자금지원,시리아 정부의 원격 후원을 원하면서….
마침 팬암기 사건 두달전 미군함 빈센스호가 이란 여객기를 오인,공격해 승객 전원을 사망케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아메드 지브릴 그룹은 보복 테러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다. 이해가 맞아떨어진 알 하사르측과 아메드 지브릴측은 손을 잡았다.
폭탄 가방은 알 하사르의 다양한 도움을 받아 지브릴 그룹이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출발하는 팬암기에 설치했다. 그리고 팬암기는 영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 「억울하게」 폭파됐다.
미 정부는 사건전모를 알면서도 CIA알 하사르의 거래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 용의점을 리비아에 집중시켰다.
이상의 보도내용은 완전한 사실만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개연성을 함축하고 있다. 타임측은 4개월간의 추적을 통한 기사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리비아는 지난 91년 11월 미·영이 당초 제1용의자였던 이란·시리아가 팬암기 폭파사건과 무관하다고 발표하고 대신 리비아인 2명을 범인으로 지목한 뒤,꼭 4일만에 레바논내 미·영인질이 석방됐던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즉 인질석방라는 정략차원에서 시리아 등이 빠져나가고 리비아가 누명을 썼다는 것이 리비아의 주장이다.
만약 이 보도가 신빙성을 더해갈 경우 리비아 사태는 현재와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유엔제재의 공신력은 추락할 수 밖에 없으며 미 정부의 대리비아 공세는 조작과 전횡이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강영성기자>강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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