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증언 녹음 발굴/“배후에 신 국방장관”/“두차례 범행기도 실패하자/안두희씨에 단독결행 지시”/“시경국장도 개입”… 「기념사업회」 자료 관심백범 김구선생 암살을 직접 지휘한 인물은 암살범 안두희씨의 직속 상관이었던 포병사령관 장은산중령 이었으며 장 중령 배후로 신성모 국방장관·김태선 시경국장과 제헌의원을 지낸 김모씨 등이 개입돼 있었다는 자료가 발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71년 7월30일 당시 백범기념사업회 이사였던 김용희씨(72)가 백범암살 단원이었던 홍종만씨를 설득,증언을 녹취한 녹음테이프에서 밝혀졌다.
지난 90년 70세로 병사한 홍씨는 이 녹음 3년뒤인 74년 5월 자신이 백범암살단 행동대원이었음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장은산 포병사령관이 범행을 지시,정치브로커로 알려진 김지웅씨가 자신과 안두희씨 등 행동대원 10명을 지휘했었다고 밝혔으나 그 이상의 배후에 대해서는 전술하지 않았었다.
홍씨는 1백20분짜리 태이프에 녹음한 증언을 통해 『장은산 포병사령관의 지시로 암살계획을 총지휘한 김지웅이 암살 한달전에 「내가 신성모장관과 통하고 있다」는 말을 자주해 대원들을 안심시켰다』며 『김지웅의 이 말은 당시 이승만대통령과도 연결돼 있다는 것으로 대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홍씨는 또 『암살뒤 체포돼 한달만인 7월말께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적이 있는데 이 기자회견은 제헌의원 출신 김모씨가 알선해 이루어졌으며 기자와의 일문일답 내용도 김씨가 직접 작성해주었다』고 진술,김씨가 사후처리를 포함,사건에 직간접으로 개입했음을 시사했다.
홍씨는 이와함께 『49년 6월26일 안두희가 백범을 암살하기 직전인 23일과 25일 두차례 암살기도가 있었던 것 외에 그해 4월20일에도 대원들이 경교장을 습격했다가 실패로 돌아간 적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진술했다.
홍씨는 자신이 백범암살에 관여한데 대해 『48년초 한독당 당원임을 자처하며 서북청년단 사무실로 찾아온 배기호라는 사람을 통해 김지웅을 알게됐고 막강한 자금동원 능력을 갖고있던 김과 호화생활을 하면서 현혹돼 수족노릇을 했다』며 『안두희·오병순·정익태 등 포병장교 5명과 나를 비롯한 서북청년단원 5명 등 모두 10명으로 암살행동대가 구성됐다』고 말했다.
홍씨는 『6월23,25일의 두차례 암살기도가 실패한뒤 장은산사령관이 안을 직접 불러 비밀리에 단독결행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테이프를 20여년간 보관해온 백범기념사업회측은 『당시 김 이사로부터 녹음복사본을 넘겨받았으나 곧이어 홍씨가 공개진술을 해 별다른 내용이 없는 것으로 판단,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김병주기자>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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