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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탈세 정치적 매듭” 추측/정 부회장 소환연기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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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탈세 정치적 매듭” 추측/정 부회장 소환연기 안팎

입력
199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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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등 불구속수사설 무성/검찰도 “구속 말한적 없다” 여운/수사 「종결」돼도 착수배경등은 불씨로일사천리로 치닫던 검찰의 (주)현대상선 탈세사건 수사가 17일 정몽헌부회장(44)의 신병처리 대목에서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씨의 소환예정 시한이었던 17일 상오 10시 직전 정씨측이 『지병인 심장질환 악화로 입원중』이라며 소환시기를 20일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검찰내부는 물론 정계 재계에 「정씨 불구속수사설」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검찰은 국세청의 탈세조사 결과발표 하루전인 7일 미리 고발장접수와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8일 상오 전 관리본부 상무 최경희씨(48) 등 실무책임자들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수사에 착수하는 등 속전속결의 의지를 분명히 했었다.

경제수사의 베테랑인 특수1부 검사 4명을 전원투입하고 국세청 조사요원들까지 지원받아 사실상 합동수사를 해온 서울지검은 9일 정 부회장의 집·사무실 등 모두 9곳을 압수수색하고 최씨 등 4명을 곧바로 구속수감했다.

이어 일요일인 12일 전 사장 박세용씨(52·정주영 국민당 대표 특별보좌역)와 송윤재씨(57· 〃 )를 소환,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조세포탈)혐의로 추가구속한 검찰은 16일 정 부회장에게 검찰출두를 공식통보,신병처리 절차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16일 하오 정구영 검찰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은 정씨를 구속하겠다는 말을 한 적 없다』며 『회사 간부들의 구속수사는 서울지검 차원에서 결정될 안이었지만 정씨의 신병처리 문제는 보다 높은 차원에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혀 수사방향의 변화를 시사했다.

또 전경련 등 재계의 중재설이 떠돌고 국민당에서도 『구속가능성 4,불구속가능성 6』의 예측이 나온데 이어 17일 정씨가 입원함으로써 모종의 타협안이 마련된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일고 있다.

사실 검찰 일가에서는 이번 수사가 『정부의 대현대·국민당 정치보복성』이라는 세간의 의혹 등을 고려,국세청조사와 지금까지의 검찰수사에서 현대상선의 탈세사실이 명백히 드러났지만 정 부회장은 불구속입건 처리,현대측에도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신중론이 흘러나왔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정씨의 탈세개입 혐의는 거의 입증된 셈이나 정씨 신병처리는 구속수사에 따른 정치적 파급효과가 고려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검의 수사실무자들은 『법률과 증거에 따라 처리할뿐 다른 고려요인은 있을 수 없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하면서 『하위직원들이 구속된 마당에 비자금 조성과 탈세의 실질적 지시·결재자인 정 부회장에게 예외가 적용될 수는 없다』고 정씨 구속수사의 불가피성을 밝히고 있다.

정씨를 선별처리할 경우 국세청에서 피고발인으로 특정한 3명중 박·송씨는 구속되고 정씨는 제외해야 하는 형평의 문제가 있고 「정치성 수사착수→정치적 화해에 따른 수사종결」이라는 오해만 더욱 가중될 뿐이라는 것이다.

서울지검측엔 오히려 정씨의 입원이 시간을 끌면서 탈세라는 범법사실을 희석시키고 탄압받는 인상을 부각시키려는 전술이거나 정씨가 구속되더라도 병보석신청 등에 유리한 근거를 마련하려는 수단으로 치부하는 시각도 있다.

정 부회장의 사법처리가 어떤 형식이 되든 뇌물이나 정치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현대상선 비자금의 사용내역을 검찰이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인데다 수사자체가 과연 균형있는 검찰권 행사였는가에 대한 시비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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