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여 진통끝 극적합의 도출/김대표진영선 뜻밖복병 만난셈/이종찬의원 “새정치문화 위해 힘쓰겠다”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의 불출마 결심으로 결렬상황으로 치달았던 반김영삼 진영의 후보 단일화 작업은 9시간30분여의 마란톤 담판끝에 이종찬의원을 만장일치 단일후보로 추대키로 합의해 심야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반김 진영에선 「옥동자」이면서 김 대표 진영에선 뜻밖의 「복병」인 이 의원의 등장으로 민자당 경선양상은 김 대표의 자유경선확인박 위원의 불출마에 이은 또하나의 반전극으로 향후 경선국면의 향배를 한층 드러매틱하게 만들고 있다.
○…9시간30여분 동안의 회동을 끝내고 18일 상오 0시40분께 기자들을 만나 최재욱의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민정계 후보단일화 결정사실을 발표.
○잇단 반전극 “옥동자”
최 의원은 먼저 『중요한 사실을 발표하겠다』고 말문을 연뒤 『오늘 회담에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대로 단일후보를 선정했다』며 이종찬의원을 민정계 단일후보로 공표.
최 의원은 이어 박태준 최고위원이 「살신성인」의 심정으로 후보출마용퇴의 결단을 내렸다면서 후보선정이 전원합의였음을 힘주어 강조.
최 의원에 의하면 박 최고위원이 이 자리에서 『지난 20일동안 우리 모든 참석자들이 다짐해온 뜻을 모아 경선에서 필승토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라며 우리모두 이 의원을 돕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
박 최고의원은 『그동안 민정계 관리자로서 무슨일을 했던가』 하는 반성도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번문제에 유종의 미를 거둠으로써 이를 갚으려는 충정을 갖고 있었다고 나의 이런 충정에 여러분이 동참해주어 감사한다』고 감회를 피력.
박 최고위원의 당부가 끝나자 이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일간 같이 고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면서 『특히 후진양성을 위해 살신성인의 용단을 내려주신 박 최고위원께 감사한다』고 언급.
○…이날 회동이 끝난뒤 단일후보로 추대된 이종찬의원은 『20여일 동안 진지한 토론을 통해 민주적 절차를 도출한 중진협 인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특히 살신성인의 용퇴로 후진에게 길을 열어준 박태준 최고위원의 진실된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
이 의원은 『7인 모두가 밤잠을 못자고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는 것을 재확인 했다』며 『이같은 민주적 과정을 경선과정에 그대로 투영시켜 새로운 정치문화와 지역감정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
이 의원은 이날 중진협의 인선과정에 대해 『전체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며 『이날 모임에선 2∼3인이 따로 소그룹 모임을 통해 의견을 모아 전체회의에서 난상토론끝에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
이 의원은 『이한동의원이 어떤 입장을 보였느냐』는 질문에 『이 의원이 회의초반에 자신의 출마의사를 강력히 개진했으나 마지막에는 전체모임에서 결집된 의견이 나온다면 양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
○박 최고 “후련한 마음”
○…박태준 최고위원은 회동후 『회의결과에 대단히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히고 『진지한 논의를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
박 최고위원은 이어 『이번 단일화 과정은 민주적 절차를 철저히 밟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마음이 후련하다』고 피력.
박 최고위원은 자신의 불출마와 관련한 현재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나는 시종일관 명경지수의 상태를 유지해 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담담한 표정.
박 최고위원은 그러나 불출마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 청와대 입장은 대통령이 처음부터 밝힌대로 중립이 아니겠느냐』고 언급.
○…이날 후보단일화의 결정적 계기가 마련된 것은 회의시작 1시간50분만인 하오 4시50분께 박 최고위원이 용퇴의사 발언을 하면서 부터.
박 위원은 『단일화를 위해서라면 나는 무슨일이든 할 각오가 돼있다』면서 용퇴의사를 밝히고 『여러분께서 의논해서 꼭 한사람을 선임해달라』고 말하고 옆방으로 자리를 피했다.
15분 뒤 박 위원은 다시 회의장으로 나와 참석자 전원의 등을 돌아가며 두드리면서 『단일후보를 안뽑아 내면 내가 중대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독려한 뒤 다시 옆방으로 이석.
○…이날 회동에서 박 최고위원은 용퇴발언이후 이종찬 이한동 두의원간의 의견조정으로 난항을 거듭한 끝에 18일 0시30분께야 이한동의원이 『너무 괴롭혀서 미안하다』며 포기의사를 밝혀 후보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도출.
이날 회동에서 박 최고위원은 하오 5시께 「용퇴」의사를 밝혔고 두 이 의원간의 단일화를 독촉하는 과정에서 고함이 오가기도 했다고.
하지만 이한동의원은 회의후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며 이종찬의원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원일치로 합의했다는 말외에 더할 얘기가 없다』고 말을 자제한 뒤 총총히 귀가.
○“외압얘기 전혀없어”
박철언의원은 『새 시대 새 인물에 의한 정치문화를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한국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기원을 수립하고 변화를 바라는 국민여망에 부응한 결정』이라고 의미부여.
박 위원은 이어 『역할분담 논의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없었다』면서 『경선후보는 어떠한 당직도 맡지않는다는 7차 회동의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설명.
또 박 최고위원의 용퇴에 대한 외압설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강력 부인.
이에앞서 참석자들이 회의장을 빠져 나오면서 『단일화가 됐느냐』는 질문공세를 받자 박 의원은 손가락으로 OK를 표시한뒤 이종찬의원의 어깨를 감싸안아 보여 이 의원으로의 단일화를 몸짓으로 소개.
김영삼대표의 「모든 경선구도수용」 입장표명과 이와 맞물린 박태준 최고위원의 불출마결심으로 민자당의 경선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7일 롯데호텔서 열린 반김 진영의 8차 중진협 회동은 후보단일화 논의 최종시한이란 긴박성에 박 최고위원의 거취문제가 겹쳐 무거운 분위기속에 하오 3시부터 자정을 넘겨 무려 9시간여 계속.
참석자들은 회의내내 어느 누구도 밖으로 나오지 않은채 자리를 지켜 박 최고위원 불출마 속에서도 마지막으로 이종찬의원과 이한동의원 중 단일화를 이뤄보려는 진통을 그대로 반영.
모임에 배석했다 잠시 밖에 나온 최재욱의원은 『옥동자를 낳기위해 산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으나 『박 최고위원이 불출마입장을 밝혔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상황이 아니다』고만 답변.
회담시작전 박 최고위원은 『아침보다 표정이 밝아보인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요즈음 잠을 못자서 그렇다』며 피곤한 표정으로 이날 상오의 최고위원 간담회불참 등 자신의 행보에 대한 질문을 사전봉쇄.
맨먼저 회의장에 도착한 심명보의원과 양창식당선자는 『박 최고위원의 심경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없다』 『단일화가 안될경우 민정계 수장으로서 어려움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답변으로 대신.
이한동의원은 후보단일화 여부와 관련 『지금으로선 이렇다 저렇다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느냐』며 박 최고위원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박태준 최고위원은 16일밤 박철언의원과 만나 후보단일화를 논의한데 이어 17일 아침에는 여권고위인사와 이틀만에 두번째 회동한것으로 알려져 박 최고위원의 거취와 관련,비상한 관심.
박 최고위원측에서는 『박 최고위원의 출마결심이 현재로서는 부동』이라며 여권고위인사와의 회동사실 자체를 부인했지만 박 최고위원 출마에 대한 여권핵심부의 「뜻」이 비중있게 전달된 것으로 보는 관측이 대다수.
박 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9시로 예정된 김영삼대표 김종필 최고위원과의 간담회 시각보다 15분이나 늦게 당사에 출근,참석지 않음으로써 박 최고위원 주변의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반영.
박 최고위원은 또 이어 열린 당무회의에서도 김 대표와 악수를 나누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의례적인 인사말만 했으며 회의도중에도 시종 굳은 표정으로 침묵.
박 최고위원은 당무회의 이후 사무실에서 최재욱 비서실장 등 측근들과 20여분간 숙의한뒤 의원회관으로 직행,이도선의원과 우병규 전 의원등을 면담.
박 최고위원은 당초 이날 중진협 8차회동에서 이종찬의원을 제외한 실질적 단일화의 방식으로 추대받아 18일 상오 충라선언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취소.<유성식·김광덕기자>유성식·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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