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로렌스양. 열한살때 세계대학의 명문 옥스퍼드에 입학,대학과정을 공부하면서 8백년 옥스퍼드 대학사상 수학분야에서 가장 뛰어났다는 영국 태생의 천재소녀다.2년만에 학부과정을 마치고 대학원과 박사과정 4년 공부끝에 「17세의 소녀박사」가 됐다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됐었다.
천재적인 두뇌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유인하는데 열을 올리는 미국의 유수한 대학들이 로렌스양을 교수로 모셔가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명문 하버드대학이 그녀를 끌어 가는데 성공했다.
하버드 대학측은 그때 로렌스양이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사립명문 8개 대학)사상 최연소 교수라며 흐뭇해 했었다.
해묵은 미국 시사주간지(89년 5월 중순 발행)를 뒤적여 찾아낸 로렌스양의 기사를 다시 읽으면서 그녀의 수학적 두뇌가 역시 천부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중등 교육을 정규학교에서 받지않고 컴퓨터 상담가인 아버지의 가정교육으로 가름했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교육을 생각해봤다. 로렌스양이 이땅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월반도 허용하지 않는 학제하에서,하향평준화된 고교교실의 둔재들속에 묻혀 갈등과 좌절만을 거듭하다가 아마도 그 천재성은 시들어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5천3백만명의 영국인 속에서 로렌스양과 같은 천재소녀가 나왔다면 4천3백만명의 우리 국민 속에서 그만한 천재가 전혀 없으라는 법은 없다.
우리의 단선교육제도는 그러한 천재를 발굴할 수도 없으며 키워 줄 수도 없게 되어있고,천재는 그만두고 수재들마저도 감당하지 못하리 만큼 교육의 수월성 추구가 엉망진창이라는데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 반세기」를 되돌아 보면 겉으로는 엄청난 성장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교육은 근본을 잃어버린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입시경쟁 교육,단편지식 편중교육,인간성 상실의 교육,영·수재를 쓸어 묻는 교육 등 여러가지로 불리는 「병든교육」의 실상은 본과 말이 전도된 결과다. 근본상실이 초래한 불행한 산물인 것이다.
그러나 더욱 딱한 것은 교육을 담당하는 누구도 「병든교육」을 입으로만 걱정하면서 실제행동은 책임 떠넘기기식의 술래꼬리 잡기나 하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현실이다.
교육부는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위한 용기있는 도전을 엄두로 못내면서 입시제도나 바꾸고 뜯어 고치기를 되풀이할 뿐이다. 대학들은 우수한 고교졸업자를 한명이라고 더 끌어 모음으로해서 명문소리를 들으려 한다. 보통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질 높은 공부를 시켜 내보내는 「참된명문」이 되기를 포기한채 현실 안주와 대학 이기주의에만 탐닉해 있다.
교육현장인 고교들은 입시제도가 나쁘고,대학들이 본고사 과목을 잘못 정해줘서 파행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역시 책임을 대학과 학부모들의 왜곡된 간판주의 고학력풍조에 돌린다.
새대학입시 제도에 따른 대학별 입시요강을 둘러싸고 교육계가 끝없 는 책임전가 술래잡기를 또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 나라 교육은 근본과 내실을 외면한채 외형갖추기에만 몰두할 것인가. 우리의 교육계가 교육의 본질적인 내실화를 위한 새로운 선택과 발상의 전환을 서둘러해야 할때다. 오는 신세기의 주역이 될 2세들을 지금처럼 가르쳐 낸다면,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적자생존하기는 정말 여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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