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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구조적침체 양상/실물호전에도 뒷걸음질/여력없는 기관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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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구조적침체 양상/실물호전에도 뒷걸음질/여력없는 기관 수수방관

입력
1992.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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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안전용주」 매물화… 폭락주범/투자위축등 부작용 심각증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설비투자의 위축과 기업재무구조 악화,금융시장 교란 등 경제전반에 걸쳐 심각한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실물경제가 전체적으로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시가 기형적인 괴리현상을 보이면서 침체국면을 가속화시키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증시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15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5백78로 연초(6백24)에 비해 5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있다. 지난주에는 한때 5백60선까지 떨어져 88년초이후 최저수준에 바짝 접근했었다.

증시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각종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시가 계속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증시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때문이라면서 근본적인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물가는 1·4분기중 2.6% 상승에 그쳐 전년의 절반수준에 불과했고 같은 기간 전국 땅값 상승률도 75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점차 개선기미를 보이고 있어 총선을 전후한 통화관리도 그런대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실물경제의 움직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구조적 이유때문이며 그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는 기관투자가들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월말 현재 기관별 주식보유규모를 보면 투신사가 9조2천억원,은행·보험 각각 5조8천억원,증권사 5조3백억원,증안기금 3조6천억원,단자가 2천5백억원,각종 연기금 3천억원(추정치) 등이다.

이같은 막대한 물량의 「증시안정용」 주식을 떠안고 있어 더 이상 주식을 살 여력이 없으니 기관투자가들이 주가가 떨어져도 수수방관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이들 주식이 대부분 금융주 등 대형주로 언제든지 매물화될 태세이다(12.12 매입당시 종합지수 8백50). 그래서 올들어 대형주만 계속 떨어지고 덩달아 전체주가도 하락하는 양상이 연일 게속되고 있다. 중소형주는 각각 연초에 비해 무려 27%,44%나 오른상태다.

「안정용」 주식이 이제는 주가를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으며 기관투자가들은 증시의 「안전판」은 커녕 오히려 증시붕괴를 몰고오는 「시한폭탄」으로 변질됐다.

또 이들 기관은 과다한 은행 빚에 시달리고 있다. 주식매입용 자금이 국고에서 지원되기도 했으나 대부분 은행대출로 충당됐다. 3개 투신사의 3월말 현재 은행 빚은 5조6천억원. 한달이자만도 5백억원에 달한다.

12·12때 2조7천억원을 빌린게 화근이다. 아무리 장사를 잘해 영업이익을 내도 은행이자도 다 못갚는 상태다. 증권사들도 돈 사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 연 18∼19%대의 콜자금을 빌려다 주식을 사야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사학연금 기금 등 각종 연기금은 형식상 기관투자가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수익률 제한,주식운용자 면책조항 미비 등 주식투자 장애요인이 널려 있고 심지어는 아예 주식투자 자체를 금지하는 법조항도 남아있다. 이러니 주식매입실적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증권전문가들은 증시안정을 위해서는 이들 기관들의 기능을 되살려야 하고 특히 투신사들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입금 이자에 대한 경감조치,증자허용,보유주식 해소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기관투자가 범위를 확대,증시의 기관비중을 현재의 35% 수준에서 더욱 높이는 동시에 비교적 자금여력이 있는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기관투자가로 지정되고도 아직 활동이 미미한 각종 연기금의 증시참여를 유도하는 대책도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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