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수뇌회담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성사여부는 속단키 어려우나 여야 수뇌가 만나 국정문제를 폭넓게 논의하는 것은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14대 총선을 마치고 원내세력 분포에 변경이 생긴데다가 제일야당의 진출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이 시점에서의 여야 수뇌회담은 어떤 특정사안을 염두에 두기보다 앞으로의 국정운용,정치정세 전반에 관한 여야수뇌의 의견교환의 성격을 띠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다.수뇌회담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와대측은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문제 등에 관한 제1야당 대표의 의견을 듣고,대통령은 또 선거연기 이유 등을 김 대표에게 설명하는 것이 국정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회담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만약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문제만을 주요 내용으로해서 회담을 추진할 경우 수뇌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지지 않나 전망된다. 이미 김대중 민주당대표는 지난 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수뇌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번번이 어기거나 무시해버리는 예가 한두번이 아닌데,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면 수뇌회담을 가질 이유나 필요성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사실상 수뇌회담에 부정적 시각을 분명히 내비친바 있으며,이번에도 『단체장선거 실시만 사전확약한다면 그 실시 시기문제를 놓고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회담수락을 조건부로 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대표의 이같은 조건부 수락자세는 『자치단체장 선거 연기에 대한 이유나 듣게될 회담에는 절대로 응할 수 없으며 단체장 선거실시 여부 자체가 더이상 여야의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는 확고한 민주당의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고 풀이된다.
물론 조건부 수락자체가 수뇌회담 자체를 명백하게 거부하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회담의제를 보다 광범위하게 정하고 자치단체장 선거를 포함한 정치현안 문제,경제문제,대북한 문제 등 당면과제들에 대한 의견교환을 시도한다면 수뇌회담 개최에 큰 의의를 부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야당 당수와의 청와대 대화문호는 언제나 열려있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며,노 대통령 스스로도 필요하다면 언제나 야당 당수와 만날 용의가 있음을 공언해오고 있는터이므로 너무 형식에 구애되거나 의례적인 만남을 서둘러 추진할 것이 아니라 알맹이 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사전타협을 충분히 이룩한후에 성사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김대중대표도 처음부터 회담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야당의 주장과 요구사항을 분명히 밝히면서 그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과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설사 노 대통령이 민주당의 주장을 수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납하지 못하는 이유가 국민의 납득이나 공감을 얻지 못하면 그같은 노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하는 회담에 의의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야 수뇌회담은 가까운 시일내에 개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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