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후보조정/3·24총선이후 정계구도(정국은 변혁되는가:15)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후보조정/3·24총선이후 정계구도(정국은 변혁되는가:15)

입력
1992.04.12 00:00
0 0

◎“경선구도 짜맞추기” 새 국면/YS측 「TJ배제 2파전」 몰기/반 김 진영 “조정반대” 경쟁압력민자당의 차기 대선후보 경선구도는 언제 어떻게 드러날까.

김영삼대표가 3월말 대세론을 앞세워 일찌감치 후보선언을 한이래 반 김 진영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여기에 민정계 중간리더들의 독자출마 채비까지 겹쳐 한때 난기류에 흽싸였던 경선양상이 최근 새 국면을 맞고있다. 당 수뇌부의 연쇄회동 결과로 외형상 자유경선과 경선결과 승복의 두 원칙이 자연스런 흐름으로 자리잡았지만 후보문제를 둘러싼 이면기류도 어느때보다 급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합당의 3주역인 노태우대통령과 김 대표·김종필 최고위원이 8일 저녁부터 9일 하오까지 교차연쇄회동을 가졌다는 점이다. 아울러 김 대표가 9일 밤 민정계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있는 박태준 최고위원과 극비 접촉했고 이어 10일 상오엔 세 최고위원이 총선후 처음으로 티타임을 가졌다. 불과 40여시간만에 민자당의 세를 분점하고 있는 네사람이 흉중에 품고있던 「경선 시나리오」를 서로 교환케된 상황과 직간접적으로 흘러나온 얘기는 향후 경선향배와 관련한 중요한 대목들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휴일인 12일 노 대통령이 세 최고위원과 당 3역,이원경 선거관리위원장,청와대측근 참모들과 골프회동을 갖기로 한 것은 이같은 활발한 움직임 속에서 어떤 가닥을 찾아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관심은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대외적으로는 완전 자유경선을 표방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경선구도를 암묵적 합의에 맞춰 짜나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총선후보인 김 대표의 정치행태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자택서 10여일 이상 칩거해 왔던 김 최고위원의 최근 언행을 볼때 이런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것 같다.

청와대­상도동­청구동의 3각 라인을 형성하며 중요 매개역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 김 최고위원이 반 김 진영의 의구심을 무릅쓰며 『집권당 후보경선에 여러사람이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은 한 예이다.

김 최고위원의 행보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청구동과 상도동에 흐르는 기류만을 보면 불출마를 선언한 그의 무게중심이 적잖이 김 대표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인 것이다.

물론 전당대회가 40일 가까이 남아있고 후보등록시한도 2주일 남은 시점에서 섣부른 관측을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후보조정 문제에 접근할 경우 초점은 김 대표와 대칭 또는 대립관계에 서 있던 박 최고위원의 거취표명에 맞춰질 수 밖에 없다. 실제 김 대표측은 범계파적 대세를 몰아가는 과정에서 부닥치는 현실적 벽을 박 최고위원이라고 여겨왔고 반 김 진영이 사실대안으로 박 최고위원을 강력히 밀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 대표측은 어떠한 구도이든 박 최고위원이 경선마당에 참여할 경우 그 싸움은 불계승이 아닌 막판계가로까지 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해왔으며 이는 후보경선을 대선의 예비선거로 생각해온 기본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된다는 경계심을 공공연히 표출해 왔다.

더구나 이종찬의원의 출마가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현실에서 박 최고위원이 출마하는 국면은 세분포상 소수파인 김 대표 진영에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음도 물론이다.

김 대표가 또다시 「담판」이란 어휘를 구사하며 청와대쪽에 대시한 것이라든지 김 최고위원과의 핫라인을 개설케된 것 등은 결국 박 최고위원 문제를 합당주역선에서 해결하고자 한 의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관심은 김 대표와 박 최고위원의 9일 밤 독대내용에 쏠리고 있는데 과연 김대표측이 의도한대로 경선국면이 짜여질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다만 11일까지 김 대표측의 분위기가 박 최고위원의 출마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며 이종찬의원을 가장 유력한 가상의 상대로 여기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민정계의 후보단일화 그룹은 당수뇌부의 사전조정에 의한 경선은 또 다른 형태의 지명이라며 박 최고위원의 출마결단을 강력 촉구하고 있어 사정은 유동적이다. 박 최고위원의 세확산은 노 대통령이 최소한 중립을 지켜줄때 가능한게 엄연한 현실이고 보면 박 최고위원의 거취결심은 노 대통령의 뜻을 보다 확실히 파악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선구도는 박 최고위원의 태도표명이 전제돼야 예측이 가능하나 관측통들은 현재의 진행상황에 입각,판도가 2파전 또는 3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와 이종찬의원을 상수로 보고 박 최고위원이 나올 경우 더 이상의 후보가 나서지 않는 3파전이며 박 최고위원이 나오지 않을 경우 후보단일화 조건부 출마의사를 밝힌 이한동의원의 최종 거취에 따라 2파전 내지 3파전으로 예상하는 것이다.<이유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