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확산계기”·“안도 이르다”/친김/“뜻밖” 긴장속 사태추이 “촉각”/반김친 김영삼 대표진영과 반김 대표진영으로 양분되어 갈등양상이 표면화됐던 민자당의 대권 경선구도는 8·9일 양일간 이루어진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김종필 최고위원간의 연쇄삼각회동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민자당의 대권 레이스는 금주말을 기해 세의 가닥이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삼대표는 9일 하오 청와대 주례회동을 마친 뒤 저녁 8시45분께 상도동 자택으로 돌아와 기자들과 잠시 만났으나 표정이 그렇게 밝지는 않은 편이어서 회동결과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유발.
김 대표는 회동결과를 묻자 『신문에 미리 다 났던데 뭘…』이라며 말끝을 흐렸고 『만족하느냐』는 물음에도 대답을 하면 또 여러소리하려고…』라고 핵심을 우회. 하지만 김 대표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달말 5월초 전당대회 결정직후 단기로 즉각 후보출마를 선언했던 것이 청와대측의 적잖은 불쾌감을 샀던 것을 의식한 「표정관리」라는 분석이 상당수여서 관심.
김 대표는 『완전자유 경선을 수용키로 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원래 나의 주장』이라며 『패배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한 것인데 언론이 내말을 잘못 알아들었다』고 최근 편협간담회에서의 「불복주장」을 해명.
김 대표는 이어 『전당대회가 축제분위기속에 치러지겠느냐』는 물음에 담담한 어조로 『그렇게 돼야지』라고 말한 뒤 침실로 올라갔는데 측근을 통해 『푹 자겠다』라고만 추가언급.
○…김영삼 대표진영은 9일 전날의 노JP 회동에 이은 YSJP 심야회동,이날 하오의 노YS 정례회동 등 여권 수뇌부간에 펼쳐진 삼각회동의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경선윤곽」의 해답찾기에 부심.
민주계 인사들은 『이제야 3당합당 정신으로 돌아가 일이 잘 풀리게 된 것같다』며 고무된 표정들이었는데 한결같이 「3당 합당정신」을 전날밤 회동의 결론으로 지적한 대목이 인상적.
김 대표도 이날 아침 흡족한 표정으로 당사에 출근,회동결과를 묻는 질문에 『모든 얘기가 아주 잘됐다』며 시종 쾌청한 얼굴.
또 「김김회동」을 막후에서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최형우 정무장관도 일련의 회동에 대해 『결국 3당합당의 주역인 3인이 합당정신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YSJP는 터놓고 얘기하면 일치점을 이룰 수 있는 인물들이다』고 만족감을 표시.
최 장관은 나아가 『이제 중앙위 대의원의 형평문제같은 것은 따지지 않겠다. 대세를 따를뿐 대의원지분 등을 갖고 이러쿵 저러쿵 얘기 할일이 아니다』며 이미 자파가 제기했던 기존의 공격논리 마저 스스로 해제했음을 홍보할 정도.
그러나 김 대표진영의 한켠에서는 『아직 안도하긴 이르다』는 「경계론」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김 대표의 발목을 잡기위한 JP의 노회한 계산일 수 있다』는 우려가 그같은 경계론의 배경. 이와관련,한 측근은 『JP가 축소된 자신의 입지를 극복하고 정치력을 복원하기 위해 일단 중립적 자세를 견지하는게 아닌가 싶다』면서 『아마도 JP로서는 노 대통령의 의중과 후보경쟁 양상을 좀더 지켜본 뒤 막판선택을 하게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
○…반 김 대표 진영은 전날 밤 김종필 최고위원이 김 대표와 극비회동한 사실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김 최고위원의 경선구도행보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
민정계측은 특히 김 최고위원이 당무복귀후 반김 단일후보와 관련,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YS와 먼저 전격회동을 가진 것이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
반김 진영은 JP의 향후 정치적 보폭에 대해 당분간 중립노선을 표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결과적으로는 YS지지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시각과 반김 후보추대에 기울 것이라는 견해로 엇갈리고 있는 상태.
박태준 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9시 당사에 나와 이종찬·이한동·심명보·박준병의원 등 중진협 멤버와 정석모의원·임방현 당무위원 등과 만나 YSJP 심야회동에 대해 의견을 교환.
박 최고위원측은 YSJP 회동이 민주 공화계의 연대가시화가 아니냐는 당내 일부시각에 대해 『아직 단언할 시기는 아니며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JP의 처신에 큰 걱정은 하지않고 있으나 조만간 박 최고위원이 JP와 회동,진의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게될 것』이라고 예고.
이종찬의원은 『좀더 알아보아야 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인 뒤 당무회의가 끝난 뒤 오유방·장경우의원 등 신정치그룹 멤버들과 만나 대책을 숙의.
박철언의원은 『누구나 필요에 따라 만날 수 있지만 심야회동으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한 뒤 『평소 JP의 입장과 사고로 볼때 YS를 지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담담한 표정.
이한동의원도 내심 JP의 친김대열 합류가능성을 경계하는 눈치를 보였는데 『좀더 확실한 내용을 확인한 다음 대응책을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을 표시.
○…이날 청구동과 당사에 나온 공화계 의원들은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김 최고위원의 활동재개를 크게 환영하면서 공화계의 「행동통일」을 다짐.
김용환의원은 이날 『우리는 JP의 결정에 따라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따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JP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연막.
또 김용채의원은 『2∼3일 뒤에 JP가 경선과 관련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시한까지 제시,「JP의 의중」을 둘러싼 관심은 더욱 고조.
한편 김 최고위원은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본인은 당이 총선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먼저 당력을 민생문제 해결에 결집하기를 바랐다』며 『그러나 사직원이 반려되고 중대현안이 있어 방관만 할 수 없었다』고 당무 복귀 이유를 설명.
김 최고위원은 이어 박태준 최고위원실로 찾아가 전날 밤의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와의 연쇄회동결과를 설명.
이 자리에서 박 최고위원이 『김 최고위원의 회견발표문을 읽어보니 제가 얘기한 명경지수와 비슷한 얘기더라』고 운을 떼자 김 최고위원은 『제의견을 먼저 사용하셨다』고 화답.
이어 자리를 함께했던 이종찬·박준병의원 등이 자리를 비켜주려하자 김 최고위원은 『괜찮다』면서 『우리 사이는 척보면 이심전심』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조명구·정진석기자>조명구·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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