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지향 재야 인사들의 창구기능전망/정치자금등 참신대안땐 “진가” 보일듯민주당내에 태동중인 「개혁그룹」이 과연 어느정도나 우리정치의 모습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인가.
3·24총선결과 정치불신과 새정치에의 기대 등 국민적 바람을 등에업고 등장한 「개혁그룹」의 움직임이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계내에서 「개혁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들은 70년대이래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빈민운동 등을 이끈 재야 출신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이들중 가장 주목되는 그룹은 이부영 최고위원이 이끄는 「새정치와 개혁을 위한 민주연합」(민련). 지난 91년초 구 민주당에 합류,구 민주당의 「제2창당」을 가능케했던 이들은 그동안 민주계의 독자소계보로 활동하면서 제도권정당의 「기득권」을 업고서 원내진출에 성공했다.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유인태 박계동 원혜영씨 등 4명이 총선에서 승리했으며 영입케이스로 당선된 제정구씨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 최고위원은 해직기자 출신으로 민통련 사무처장,전민련 상임의장 등을 지낸 재야의 핵심인물이고 유씨는 이철의원과 함께 민청학련사건의 주동자인 점 등에서 나타나듯이 민련은 우리정치의 기본적인 관계형성요인인 인맥,지역연고와 가장 먼거리를 유지하는 「강성」 개혁세력이다. 이들은 기성정당을 보는 시각과 정치권 진입의 방법론을 둘러싼 견해와 노선차이로 민중당과 갈라섰다. 그러나 진보를 지향하는 정치적 입장 등은 여전히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어 앞으로도 현실노선을 택하는 재야인사들의 대제도권 창구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그룹은 「평화민주통일연구회」(평민연)와 「신민주연합」(신민련) 출신들.
13대 총선당시 구 평민당과 재야와의 접목인 평민연 출신으로 이번에 당선된 사람은 이길재,장영달씨 등 2명. 재선된 김영진 박석무 정상용의원을 합할 경우 5명이 된다. 한국가톨릭농민회를 창립하고 1∼3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60,70년대 농민운동의 기반을 닦았던 이 당선자가 핵심인물이다.
광역선거직전 평민당과 합쳐 구 신민당을 탄생시킨 신민련은 이우정 최고위원과 김말용 전 노총회장 등 전국구 당선자 2명과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인 신계륜씨 등 3명의 당선자를 냈다.
평민연과 신민련은 친김대중 색채가 짙어 개혁이미지에 다소의 손상은 있으나 김 대표가 폭넓은 개혁주장이 당운영과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크게 축소되지 않는한 정치권 쇄신에 상당한 역할을 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들 외에도 특정소계보에 속하지는 않지만 성향이 비슷한 이철·이해찬의원과 민주계의 조순형,장기욱당선자 등도 정치권개혁의 목소리에는 뒤지지 않는다.
이들의 역할에서 가장 주요한 대목은 외형적인 세가 아니라 주요사안을 둘러싼 응집력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이 기존의 신민계민주계의 틀을 벗어나 독자목소리를 조직적으로 내려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
그러나 후보결정을 위한 전당대회나 개원국회 운영과정에서 이들의 응집력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은 많다.
이들은 지난 공천과정에서 민련과 평민연,신민련이 단일티켓을 구상하다 좌초되기도 했었다.
한편 이들에 대한 김·이 두대표의 미묘한 입장차이도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총선직후 『앞으로 이부영 최고위원의 역할이 기대된다』면서 『민중당의 참패에 비해볼 때 그분들은 올바른 길을 밟은 것』이라고 영국 노동당이 자유당으로부터 싹터 나왔던 예 등을 들었다. 김 대표의 이같은 입장은 정치생명을 건 연말의 대통령선거에서는 최소한 이들의 반김세력이 아니라 지원세력으로 작용,젊은층의 개혁요구를 비롯되고 있다고도 볼수있다.
이 대표는 이와달리 『민련을 끌어들인 것은 바로 나의 결단이었으며 꾸준히 개혁정치를 표방했던 내 입장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관심은 이들이 어떻게해서 제도권의 두터운 벽을 뚫고 정치권내에 무리없이 활착하느냐에 있다는 견해가 많다.
이들이 정치자금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가며 참신한 대안제시 등을 통해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할때 진가가 우선적으로 발휘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제도권실험」은 단계적 접근에 성사여부가 달려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관련,이 최고위원은 『전반기에는 민생문제에 치중하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진정한 자기목소리를 내는 것은 원내활동경험이 쌓이고 당내외에 공감대가 확산된 이후의 일일것이며 그 고비는 대통령선거가 있을 올 연말이 될것으로 보인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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