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요즘 수출이 너무 잘돼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의돈을 모두 긁어모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터에 계속 세계 각지로부터 돈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월의 무역흑자(통관기준)는 무려 1백2억1천2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배나 늘어났다.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다.
일본 대장성은 국내 경기 부진에 따른 수입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고 있지만 경기가 좋아진다 해도 내수가 급격히 늘 것 같지는 않아 즐거운 속앓이를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과의 통상마찰 심화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통계를 잘 들여다보면 일본경제의 잠재력에 오싹할 정도다.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가 떨어져 무역흑자가 많이 난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주목을 끄는 점은 10.2%라는 낙폭이다. 「불황」이라고 하니까 일본국민이 알아서 씀씀이를 줄인 것이다. 또 수입감소 못지않게 기업의 수출드라이브도 큰 몫을 담당했다. 국내시장이 불안하니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특히 중소기업이 그렇다.
바꿔말하면 일본 기업은 중소기업일지라도 밖으로 눈만 돌리면 얼마든지 상품을 팔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출이 크게 늘어난 품목인 TV(17.4%증가) 컴퓨터13.2%) 반도체부품(10.1%),자동차(7.9%) 등이 이를 입증한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점은 미국뿐 아니라 EC·아시아에 대한 무역흑자이다. 91년의 대EC흑자는 48%,대아시아흑자는 43%가 각각 늘어났다. EC나 아시아의 경기가 좋아서가 아니고 일본 상품의 높은 경쟁력과 일부 기업의 수출드라이브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정부는 현재 수입을 늘리기 위해 경제구조전환과 내수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가까운 시일내에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올해초 미일간 자동차 마찰문제로 시끄러웠을 당시 한 여론조사는 「일본인은 뚜렷한 증거없이 미국자동차가 고장이 잘 날 것같아 사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었다.
이때문에 일본은 수출을 규제하는 방법외에 무역흑자를 줄이는 방안이 없다는 「수출규제론」이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도대체 일본경제는 우리경제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무역통계를 보는 동안 답답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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