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건등 현안많아 미뤄야/자민【동경=이상호특파원】 올 가을 일왕의 중국방문을 둘러싸고 일본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외무성 등 정부측은 올해가 일중국교정상화 20주년이니만큼 일왕의 방중은 일중관계의 발전을 위해서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있는 반면 자민당 등은 국내외 정세등을 들어 「시기상조」 임을 주장하고 있다.
더욱 6일 방일하는 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일왕의 방중을 재차 요청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일본정부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왕의 방중을 꺼리고 있는 자민당 등은 『일왕의 방중은 중국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의 책임문제를 부각시켜 일왕이 정치에 말려들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재 중국에서 보혁투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중국이 영해법에 분쟁중인 첨단제도를 자국 영토로 명기한 점,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법안에 대한 중국의 반대,중국의 전쟁배상 요구 및 국민여론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대해 외무성 등은 『전후 일중관계에 한 획을 긋는 것』이라며 일왕의 중국방문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중국 국내정세 및 비록 민간차원이지만 대일전쟁보상을 중국측이 강력히 제기하고있는 점을 고려,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요청에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다는 방침이다.
여당뿐 아니라 공산당을 제외한 사회·공명당 등 야당도 자민당과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중국측이 현재의 일왕을 초청한 것은 지난 89년 4월 이붕총리가 방일했을 때부터다. 그후 지난 91년 6월 방일했던 전기침 외교부장이 일중 국교정상화 20주년을 맞아 일왕의 방중을 재차 요청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수뇌회담과 외무장관 회담에서 방중을 되풀이 요청했었다.
일본측은 이에대해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했던 와타나베(도변) 외무장관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고,지난 2월중순에는 외무성 간부가 일왕 방중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막상 강택민 총서기의 방일이 다가오자 국내외의 여건등을 들어 신중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지난 3월말에 와서는 와타나베 외무장관이 『좀더 상황을 봐가면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할 정도로 후퇴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가을 일왕의 동남아시아 방문때와는 달리,우익과 민간단체들이 일왕 방중 반대운동을 강력히 벌이고 있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일왕 자신은 지난해말 회견에서 『그 문제는 정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이웃나라와 교류를 깊게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현재로서는 신중론이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외무성은 지난해 일왕의 동남아시아 방문결정이 방문 약 4개월전에 이루어졌던 점 등을 들어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