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돈의 밀착탓인진 모르지만 재벌들의 정치놀음이 세계적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의 국민당 돌풍이 주목을 받았는가 하면 미국에서도 텍사스출신의 입지전적 억만장자 로스 폐로가 무소속 대통령출마의사를 밝힌 뒤 유권자 지지도가 24%에 이르러 뜻밖의 초반기세를 올린다는 소식이다. ◆그런가하면 이탈리아에서도 세계적 일류메이커 베네통의 소유주인 루치아노 베네통이 중도파 야당소속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화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재벌들의 정치입문 동기에 어쩐지 유사점이 있는 것 같다. 페로의 경우 과거 이란인질 종업원구조를 위해 사설구조대를 보냈을 정도로 극우행동파인데다 부시 대통령과의 서먹한 관계,그리고 국민들의 현실정치 불신감정에 편승하고 있다고 한다. ◆베네통의 경우도 기민당의 50년 집권주도 과정서 누적된 정치불신 및 지역감정 해소와 기업경영의 악영향을 떨쳐버리겠다는게 동기라는 것. 그런데 대통령후보나 정치입문자들을 생체해부하듯 한다는 언론의 발가벗기기도 치열한 모양이다. 베네통의 경우 돈벌이를 위해선 죽음직전의 에이즈환자나 마피아의 시체사진마저 광고물로 써먹은 비정한 기업윤리가 도마위에 올라있다. ◆페로의 경우는 입지전적 자수성가 과정이 덕목이 되는 반면 후반 열세예측과 정치와 기업경영의 차이점이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민주정치는 「설득」인데 페로식 기업경영은 「명령·복종·아첨」의 과정이 아니겠느냐는 것. 그러고보면 국민당 돌풍을 놓고서도 외국 언론에서는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의 증좌라는 풀이와 함께 비대재벌과 권력의 충돌로 보는 시각마저 없지 않았었다. ◆때마침 국민당의 정 대표도 대통령선거 출마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현대전자 대출금의 국민당 유입여부를 놓고 은행감독원과 국민당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사태가 이쯤에 이르렀으면 우리도 재벌과 정치문제에 관해 단순한 돌풍 차원을 넘어 좀더 진지하게 시각을 정리해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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