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의 철저한 방지를 통한 산업안전은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생산성의 지속적인 향상 등 경제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고되고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경향에 따라 생산업종의 인력이 서비스업종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터에 산업안전마저 확보되지 못한다면 생산인력의 이탈현상은 더한층 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선진외국에 비해 산업재해율이 엄청나게 높아 「산재왕국」으로 불리는 것이 한국산업의 고민이자 불명예다. 그중에서도 건설업은 사고가 빈발하고 재해가 폭증하여 가장 골치아픈 재해업종으로 지목받고있는데 재해방지를 주도하여야 할 재벌그룹의 대형건설사들이 대형사고를 다발하여 재해급증의 주범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니 개탄스럽기만 하다.
80년대 이후 산업안전이 강조됨에 따라 전업종에 걸쳐 재해의 증가율이 둔화되거나 사고발생이 감소되는 추세이나 건설업만은 이와반대로 사고와 재해가 급증,91년 한해동안 전국 2천4백28개 건설현장에서 각종 사고로 8백1명이 사망하고 4만2천3백2명이 부상했으며 24만9천2백63건,2천5백66억원의 산재보험금이 지급되었다고 한다.
전년에 비해 사망자는 19%,부상자는 14%,보험금지급 건수는 20.2%,지급액은 59.8%나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전체사망자의 31.8%인 2백55명,부상자의 21.5%인 1만9백55명이 전국도급순위 30위 이내의 대형회사의 건설현장서 발생하였으며 근로자 1백명중 4일이상 치료의 재해자수를 나타내는 재해율서도 30대 건설회사가 평균치인 1.61을 웃도는 2.11이어서 산업재해를 폭증시키고 있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30대 건설회사는 거의 예외없이 재벌그룹이 운영하는 업체들인데 이들이 중소업체보다도 산업재해를 훨씬 많이 폭증시키고 있는 것은 안전관리로 근로자의 생명보호에는 관심없이 이윤추구에만 급급한 재벌기업의 무책임성과 부도덕성을 또한번 보여주고 있다.
최근 수년사이 건설업종의 산업재해가 폭증한 원인은 신도시조성,아파트단지개발,지하철건설등 각종 대형공사로 건축경기의 이상과열과 숙련된 기능공들의 이직에 따른 기술인력의 부족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행정당국의 지도태만과 업자들의 무책임한 졸속시공이 보다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런때일수록 철저한 안전교육과 시공관리를 기해야만 부실공사를 막을 수 있는데 업체들은 공기내 완공이라는 성과에만 급급하여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여 대형사고나 산업재해를 걷잡을 수 없이 폭증시키고 말았다.
그같은 풍토속에서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졸속공사를 밀어붙인 불성실업체는 대형업체로 성장하고 정석대로 안전시공한 성실업체는 몰락하는 부조리가 뿌리를 내렸다. 그러나 이같은 부조리속에서는 산업재해가 갈수록 늘고 재해다발의 위험속에서 기술인력은 급속히 이탈하고 공사는 부실화하는 악순환만이 계속될뿐이다. 졸속공사로 안전관리를 더이상 소홀히 한다면 건설업이 존립의 바탕을 잃게 될 것이므로 대형건설업체들이 솔선해서 안전시공 제1주의를 실천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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