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소멸이나 동유럽의 몰락으로 상징되는 냉전체제의 붕괴로 세계정세는 지금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데올로기나 정치문제 대신 경제문제가 크게 부상하면서 경제블록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등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세계각국의 노력은 지금 경제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그 실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이러한 통상각축과 아울러 세계각국은 지구환경의 파괴를 막기위한 공해방지,국경도 없이 마구 번져나가는 마약,그리고 일부 과격한 국가지도자들이나 단체들이 벌이는 테러리즘,그리고 최근 북한 등이 서두르고 있는 핵무기 개발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관심사를 두고 이해 당사국간의 쌍무적인 협상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 국제회의도 자주 열리고 있다.
해빙조류를 타고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국제환경에 우리외교는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때가 된것같다.
겉으로는 북한의 개방을 부르직으면서 아직도 냉전외교의 사고방식에 젖어 북한의 국제진술에 인색해하지 않았는가. 경제전쟁에 대비해서 외무부와 경제관계 부처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유기적인 협조로 경제외교에 임하고 있는가. 이러한 실리외교 전선에 내보낼 전문인력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가. 전문가들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가. 전문외교 시대에 부응해야할 인사정책이 정치성을 띠거나 정실이 개입되어 왜곡되는 일은 없는가.
지금과 같은 국제화 시대에서 각분야의 외교협상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지적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그동안 국회의원 총선이나 앞으로 있을 대통령선거 등 국내정치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어 외교엔 주의를 기울일 틈조차 없었다. 금년초 1백명에 가까운 대사들이 모인 전체 공관장 회의조차도 무엇을 어떻게 논의하고 넘어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관심 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 문제 때문에 잔뜩 긴장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군사 외교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핵문제를 믿고 맡길만한 전문가가 얼마나 있는지,미국에만 의존하고 있어도 괜찮은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한국일보 2일자 석간(1면톱)은 여러분야의 다자외교에 내보낼 전문가가 부족하고 어학실력도 떨어진다고 한국외교가 지닌 취약성의 한단면을 지적하고 있다. 어학실력이나 전문성으로 말하자면 우리 외교가 소련에 처음 진출했을때 이미 부족함을 뼈저리게 체험한바 있다. 북방외교에 대비한 축적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우선 계획적으로 양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그들을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 타성에 젖은 순환근무 인사로 자리 이동을 자주하다 보면 전문성은 없어지고 만다.
그래서 새로운 국제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인사정책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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