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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인물 개입가능성 농후/갈수록 혼미 이정식씨 피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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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인물 개입가능성 농후/갈수록 혼미 이정식씨 피살사건

입력
1992.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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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상속 노린 범행위장 의혹/정황 자백등 이웃·가족과 상이/수표이서·후처 오씨와관련 의원정체 관심지난 15일 발생한 부동산 거부 이정식씨 피살사건은 경찰의 범행동기 수사과정에서 추가 관련자의 개입가능성이 높아져 점차 복잡한 양상을 띠고있다.

경찰은 사건발생 다음날인 16일 범행사실을 자백한 문광옥씨(53)를 살인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이씨의 후처 오연순씨(36)와 문씨의 부인 손숙자씨(47)를 같은 혐으로 구속했다.

경찰은 문씨가 『지난 2월 중순께 처로부터 오씨가 이씨를 청부살해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 맡겠다는 뜻을 전달,오씨로부터 착수금조로 5백만원을 받았다』고 자백했고 범행당시 오씨와 손씨의 행적이 범행에 가담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어 이들을 구속했었다.

그러나 오씨와 손씨 등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구체적 범행동기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오씨의 알리바이와 주변인물 등을 수사해온 경찰은 오씨가 이씨를 서둘러 살해하려 했었고 문씨도 오씨로부터 『총선전에 끝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유산상속만을 노린 단순범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손씨가 『87년에 오씨로부터 받았다가 돌려준 1천만원권 수표를 모 국회의원이 이서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오씨가 이씨의 삼우제어도 나오지 않은채 이 국회의원의 연고지로 도피했던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타의 또는 강요에 의한 범행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범행직후 문씨와 오씨가 『전세보증금 1천5백만원을 빌리러 갔다가 두사람의 관계를 의심받자 우발적으로 목졸라 숨지게했다』고 단순범행으로 위장했던점 ▲사건당일인 15일 상오 1시께 문씨와 오씨가 손씨의 집에 전화했었다는점 ▲이씨집과 10분거리인 손씨집에 다른 40대남자 1명이 손씨와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는 이웃사람들과 진술 등도 이러한 가능성을 높게 하고있다.

또 오씨의 차트렁크에 타고 이씨집에갔던 문씨가 차에서 내릴때 차고에 다른차가 없었으며 곧바로 거실로 통하는 문을 보았다고 했으나 이씨 가족들은 이씨의 차와 오씨의차가 있었다고 진술,제3의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오씨와 관계있는 사람이 현역의원이며 이씨가 민자당합당이후 여의도 대지빌딩을 임대해준뒤 거물급 정치인과 관계를 맺어온 점에서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주변사람들에 의하면 이씨가 84년에 제주도 땅투기사건으로 구속됐다 86년 출옥한뒤 『돈도 잃고 여자도 잃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이씨가 오씨를 목동의 아파트로 내보낸뒤 오씨명의로 바꿨던 재산을 재정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재산정리에 불안을 느낀 오씨가 유산상속을 노려 범행했거나 이미 이씨의 구속당시 오씨와 함께 재산을 나눠가졌던 제3의 인물이 이씨살해를 사주했을 개연성도 있다고 보고있다.

경찰은 오씨와 손씨의 송치기한인 4월2·3일 이전에 범행전모를 밝히겠다는 방침이나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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