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강병태특파원】 나치전력 시비로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던 발트하임 오스트리아 대통령(전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후 처음으로 독일을 방문하고 콜 독일총리가 그를 영접,독일의 「의도」가 주목되고 있다.지난 86년 대통령 취임전부터 나치전범 시비에 말려 서방국가들에 「기피인물」이 돼온 발트하임은 독일 민간단체의 명예휘장을 받기 위해 이 단체초청으로 27일 낮 뮌헨을 방문했다.
콜 독일총리는 발트하임을 뮌헨공항에까지 나가 영접하고 오찬을 베푸는 등 지난 6년간 서방 주요국가들이 발트하임에 대해 취해온 냉대관례에서는 실로 파격적인 예우를 했다.
이와관련,야당 사민당과 미국에 있는 세계유대인협의회 등은 『유대인의 감정을 무시한 처사』라고 신랄히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콜 총리는 『내가 원하는 누구와도 만날 수 있으며,여기에 충고는 필요없다』고 반박하며,오히려 세계유대인협의회가 독일 통일에 시비를 걸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주목되는 것은 독일 언론들이 이 문제에 객관적 자세를 취하거나 콜의 처사를 옹호하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대표적 권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지는 28일자 사설에서 『미국이 주도한 반 발트하임 공세가 절정에 있을 당시 이미 그의 나치전력 및 전범혐의에 관한 자료들이 조작됐다는 보도들이 있었다』며 『개인의 명예와 정의를 조직적으로 짓밟는 자들이야말로 나치와 같다』고 강조했다.
콜 총리와 독일 언론의 이같은 태도는 두드러지고 있는 독일의 「독자행보」의 또다른 표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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