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반김결집」깨기 선제공세/민정·공화 잇단 회동 물밑작업김영삼 민자당대표가 28일 5월초 결정된 여권 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서겠다고 공개선언하고 이에 맞서 반김진영이 물밑연대 후보모색에 나서는 등 여권의 대권게임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
오는 30일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집권당 최초로 실시될 후보경선은 바짝 열기를 고조시킬 것으로 전망되며 김 대표측과 반김진영의 표엮기작업도 한층 긴장도를 높일 것 같다.
○…김영삼대표는 노태우대통령과 5월초 전당대회를 결정한지 15시간만에 대통령후보 출마를 선언하는 등 재빠른 선제공세를 취해 고지점령을 위한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갖춘 느낌.
김 대표의 이날 선언은 아침까지 일부 측근들외엔 거의 모를 정도로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중에 김윤환총장이 선언의 시기와 모양에 불만을 표시했을 정도.
김 대표가 이같은 속전속결로 나선 배경엔 무엇보다 초반대세를 장악,예상되는 반김진영의 결집을 약화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
김 대표에게 당무의 전권이 일임되고 사실상 단일지도체제로 전환되긴했지만 구체적인 당장악력은 자신으로의 후보결정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바꿔말해 대세가 자기쪽으로 기울었음을 일찌감치 부각시켜 친김성향,또는 중도입장의 민정·공화계 세력을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라는 지적.
하지만 뒤늦게 회견내용을 안 김 총장은 김 대표와 통화,후보선언의 방법에 큰 불만을 표시한데 이어 김 대표 측근들에게도 『야당식으로 혼자 덜렁 선언하면 끝나느냐. 대권후보에 나서려면 적어도 추대위를 구성하는 등 모양과 격식을 갖춰야할 것 아니냐』고 지적.
김 총장의 언급은 당내 일부의 반발심 무마까지 겨냥한 2중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되지만 『김 대표가 지나치게 조급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내부에도 있는게 사실. 실제 김 대표측은 박태준 최고위원과 이종찬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의 잇단 회동을 예의주시하며 『김종필 최고위원이 반김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중재하고 있다』는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쨌든 김 대표 진영은 후보레이스의 시동을 건 이날부터 D데이까지의 구체적 전략을 숙의하며 표엮기를 위한 역할분담도 마무리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
이와관련,김 대표는 이날도 최형우·김덕룡의원 등 측근들과 수시접촉,당내동향을 보고받았는데 최 의원은 『서울 등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YS대세론이 지배하고 있다』며 느긋한 태도.
○…민정계는 이날 김 대표의 경선출마선언을 본격적인 대권경쟁돌입의 신호탄으로 보고 계파수장인 박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반YS연합 대응책을 다각도로 모색.
3일만에 당사에 출근한 박 최고위원은 김 대표와의 다모임 참석후 최재욱 비서실장과 요담을 나눈데 이어 김동근 김종필 최고위원비서실장의 방문을 받고 민정·공화계의 연대방안을 숙의.
박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 및 김 대표와의 청와대 오찬을 마친 뒤 하오내내 시내 모처에서 민정계 중진의원들과 전화교신을 계속. 또 박철언의원도 이날 상오 급거 상경,김 대표에 대한 「반격」을 준비중이라는 전문.
이에앞서 박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과 김 대표의 회동결과가 알려진 지난 27일 저녁 시내 L호텔에서 신정치그룹의 리더인 이종찬의원을 비롯,이춘구·오유방·최재욱·이광로의원 등과 회동.
이 자리에서 박 최고위원은 『나는 누구든 민정계가 단일 후보로 내세운 사람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28일의 청와대 회동에서 확실하게 전달하겠다』고 피력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모임에서는 공화계와 협의를 해가며 조속한 시일내에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인물」의 선정과 절차문제는 나머지 민정계의 중진들이 모두 상경하는 금주부터 본격 논의키로 결론.
다만 이춘구의원은 『28일 청와대 오찬의 결과를 지켜보고 방향을 정해도 늦지 않다』며 「중립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
현재 민정계의 단일후보로는 박 최고위원이 『경선에 나설 뜻이 전혀 없다』는 측근들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자의반 타의반으로 「대상」에 올라있고 이종찬의원이 이미 오래전부터 출마의사를 굳히고 있어 민정계 내부의 입장 역시 아직은 반분되고 있는 분위기.
한편 이종찬의원은 28일 상오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과 김 대표가 합의한 전당대회의 자유경선은 나의 평소지론』이라며 『이제는 어떤 수순을 밟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경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최고위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청구동 자택에 칩거중인 김종필 최고위원은 28일에도 세 최고위원 간담회와 청와대 오찬에 모두 불참하는 등 불편한 심기.
김 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김동근 비서실장을 자택으로 불러 김 대표의 경선출마 소식을 보고 받고 향후 대책을 숙의했는데 김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나는 이번 선거에서 여러가지로 책임을 느끼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키로 한 이상 당무참여를 삼가고자 한다』고 말해 「당무포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 김 최고위원은 자파의 김용환·조부영의원 등은 물론 이종찬·박철언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과도 직간접적으로 접촉,연대방안을 모색중이라는 후문인데 자파의원들이 상경하는 이번주초 추후 행동방향의 가닥을 잡게 될 것이란 관측.<이유식·유성식기자>이유식·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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