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까지 연차감축… 2백억불 예산절감/경제난속 일자리 줄어 의회무마에 신경【워싱턴=정일화특파원】 미 국방부는 26일 92∼97년동안 예비군 및 주방위군 23만4천명을 감축키로 하고 이를 위해 92년중 3만5천명,그리고 93년중에 11만3천명의 예비군 및 주방위군 감축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소련붕괴 이후 군병력 축소계획을 일단 마무리 지었다.
체니 국방장관은 이날 콜린 파월 합참의장을 대동한 채 국방부 기자회견장에 나와 예비군 및 주방위군 감축계획의 완성으로 미국은 오는 1997년까지 정규군 1백58만·예비군 및 주방위군 92만명 등 총 2백50만 병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92년 현재의 3백9만 병력서 약 50만명 이상이 감축될 예정임을 의미한다.
예비군 및 주방위군 감축계획 발표는 그동안 의회쪽의 반대가 컸을 뿐 아니라 미국경제가 아직 불황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단 하나의 일자리 확보가 시급한 터에 나온 것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체니 장관은 파월의장과 함께 육·해·공·해병대의 전참모를 배석시킨 가운데 예비군 및 주방위군 감축의 불가피성을 먼저 설명하고 계획을 발표하는 등 회견장에는 상당한 긴장감마저 돌았다.
미국의 국방체제는 인력구성면에서 볼때 3분된다. 정규군 예비군 그리고 주방위군이다.
정규군은 각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소정의 입영절차를 거쳐 군에 입대한후 군복무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군인이다. 미국은 현재 백98만명의 정규군을 갖고 있다.
예비군과 주방위군의 본업은 군인이 아니라 예비군 사관학교 또는 일정 훈련기간을 거쳐 예비군 자격을 얻은후 한달에 주말 이틀씩,그리고 1년에 여름철을 이용해 2주동안 정규군과 같은 군복무를 하면서 근무한 만큼의 계급에 따른 봉급을 받다가 대통령 또는 주지사가 전시동원령을 내리면 언제든지 전쟁에 뛰어들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체제이다. 예비군은 국방부에서 직접 관장하지만 주방위군은 국방부의 지원을 받긴해도 지휘권은 주지사가 갖고 있다.
걸프전의 경우 총 미군 투입병력의 20%에 해당하는 23만1천명이 바로 예비군 또는 주방위군이었다.
미국은 예비군제도를 국방비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과 국민총력전 개념에서 오랫동안 운용해왔다.
24시간 계속 군복무를 하는 부대보다는 소규모의 기간요원만 두고 주말 또는 여름휴가철을 이용해 군에 복무하는 반군인제도를 운영하면 우선 국방비가 70∼75% 가량 절약된다. 특히 수송·의료·하역·탄환운송·장례·특기 등은 주중에 자기직업에 종사한다고 해서 기능이 떨어지는게 아니다. 따라서 개인은 주말근무로 이중수입을 얻고 국가는 군 유지경비를 줄이는 효과를 얻게된다.
뿐만 아니라 국방을 군인이라는 특정 집단만 담당하지 않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부 시간을 쪼개 국방계획에 기여함으로써 국방의 생활화를 꾀한다는 효과도 있다. 국방부는 이런 예비군과 주방위군 확보를 위해 그동안 지원자에게 ▲군대매점(PX) 사용권 ▲의료보험 우대 ▲일정기간 복무시 대학등록금 무이자 대출 등의 여러 혜택을 주어왔다.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같은 예비군 주방위군제도는 커다란 직업안정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선거구민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하 양원 의원들은 자기 주의 예비군 기지가 폐쇄될까봐 그동안 국방부에 끈덕진 압력을 넣어왔다.
체니 장관은 이날 예비군과 주방위군 감축발표를 하면서 1차로 유럽주둔 제7군단이 해체돼 7군단 소속인 제2.8예비사단이 자동적으로 해체됐으며 주로 구 소련 및 바르샤바 조약국을 상대로 조직되고 관리되던 다른 예비군과 주방위군도 불가피하게 해체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체니 장관은 유럽주둔 제7군단의 해체 등으로 자동감축되는 예비군과 주방위군이 전체 감축대상의 8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92년 현재 전병력에 대한 예비군과 주방위군의 비율은 36%인데 이번 예비군 감축계획이 완성되는 97년에도 이 비율은 현수준에서 유지될 예정이다.
체니 장관은 이번 예비군 주방위군 감축계획으로 97년까지 약 2백억달러의 국방비가 절약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력 및 인력관련 비용은 전국방비의 46%에 머물러 여전히 큰 비중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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