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국회에서는 2명의 연예인출신 지역구의원이 활동하게 됐다. 중량갑의 이순재후보(민자당)와 구리시의 정주일후보(국민당)는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얼굴로 25일 아침을 맞았다.○외압설 출마서 입성까지 “드라마”/“국민들에 즐거움 주는 정치할터”/경기 구리 정주일씨
「코미디의 황제」 이주일씨(52·국민당·본명 정주일)가 우여곡절끝에 금배지를 달게됐다.
초반 부재자투표에서 민자당 전용원후보에게 밀렸던 이씨는 3번째 갈매동 제2투표함 개함때부터 1위로 올라선뒤 박빙의 리드를 지켜나가다 밤 11시30분께 부터는 완전히 승세를 굳혔다.
코미디언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 기록될 이씨는 『앞으로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돌연 홍콩으로 출국했다가 닷새만에 귀국,정치 포기를 선언했던 이씨는 등록마감일인 지난날 10일 경기 구리시에 전격적으로 후보등록을 하는 애매한 행동으로 공작정치와 자작극 시비를 불러일으켰었다.
정치적 외압이었든 자작극이었든 이씨의 출마는 그만큼 극적이었고 그런만큼 그의 언행은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유세과정에서도 이씨가 원고에 의존하지 않은채 개그형식의 즉흥연설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바람에 상대후보들도 어쩔수 없이 만담조의 연설을 해야했다.
이같은 연설을 일부에서 비난하자 『지금 정치야말로 저질코미디』라고 응수했던 이씨는 「이주일」에서 「정치인 정주일」로 본명을 되찾게 됐다.
이씨를 잘아는 사람들은 어려웠던 무명시절을 잊지 않고 살면서 불우한 사람들을 늘 도와온 그야말로 민의를 대변하는 선량으로서 아무런 모자람이 없다고 말한다.<구리=홍희곤기자>구리=홍희곤기자>
○TV극중 「대발이 아버지」로 유명/13대 간발차 고배… 「재수」끝 영광/서울 중량갑 이순재씨
「대발이 아버지」도 금배지를 달게됐다.
36년간 연기생활을 하면서 탤런트 이순재씨로 알려진 이순재후보(56·민자)는 서울 중량갑에서 재수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3대 총선에서 민자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7백59표차로 낙선한 이 후보는 민주당 이상수후보(45)와 접전끝에 극적으로 승리했다.
개표가 한창 진행되는 24일밤 개표장인 중량구청에 나가 민주당 이 후보와 서로 어깨를 껴안은채 선거운동기간의 선전을 격려,주의를 흐뭇하게 했던 이 후보는 80년에 민정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정치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13대 낙선직후 한국 TV연기자협회 12대 회장으로 선출됐고 여러편의 TV 드라마에 출연,연기자생활을 계속하면서도 지구당을 꾸준히 관리해왔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TV드라마 「사람이 뭐길래」에 완전무결한 가장으로 나와 선거운동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이 후보는 결국 정치에의 꿈을 이루었다.
정통연기파로 알려진 이 후보의 정계진출을 연예계에서는 좋은 연기자 1명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함북 회령에서 출생,서울고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 후보는 연기생활 중 단한번의 스캔들도 없었고 한국 TV연기자협회 1,2,12대 회장을 역임하며 논리와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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