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국회에서는 2명의 연예인출신 지역구의원이 활동하게 됐다. 중랑갑의 이순재 후보(민자당)와 구리시의 정주일 후보(국민당)는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얼굴로 25일 아침을 맞았다.◎경기 구리 정주일씨/외압설 출마서 입성까지 “드라마”/“밝은 웃음과 기쁨 주는 정치할터”
코미디언출신 첫 국회의원이 된 정주일씨(52·예명 이주일)는 당선이 확정된 25일 새벽 3시25분께 경기 구리시 지구당당사에 나와 1백여당원과 지지자들의 환호에 묻혔다.
정씨는 강남구 압구정동자택에서 개표결과를 지켜보던중 부재자표 개표서 민자당 전용원 후보에게 90표가량 뒤지자 부인이 졸도하는 바람에 간호하다 당선이 확정된 이날 새벽 당사로 나왔다.
상기된 표정의 정씨는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을 위해 열심히 심부름하겠으며 연예인이 무슨 정치냐고 했던 분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선거운동기간중 야당후보에게 쏟아진 압력 등을 빗대 『선거운동이 아니라 독립운동을 하는 것 같았다』고 한 정후보는 『앞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몸담아왔던 연예계와 구리시민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큰 공약을 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밝은 웃음과 기쁨을 주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홍콩으로의 출국과 돌연한 귀국,정치활동포기선언,전격후보등록 등의 「번복」의 배경과 정치공작·외압설에 대해서는 나중에 책으로 쓰겠다고 했다.
『연예계보다 낙후된 구리시를 위해 일하는게 더 급한 것 같다』는 정후보는 난생 첫 선거를 치르며 『정치하는 사람들은 크게 반성해야 하며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지구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구리=홍희곤기자>구리=홍희곤기자>
◎서울중랑갑 이순재씨/TV극중 「대발이 아버지」로 유명/13대 간발차 고배… 「재수」끝 영광
「대발이 아버지」도 금배지를 달게됐다.
36년간 연기생활을 하면서 탤런트 이순재씨로 알려진 이순재 후보(56·민자)는 서울 중랑갑에서 재수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3대총선에서 민자당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7백59표차로 낙선한 이후보는 민주당 이상수 후보(45)와 접전끝에 극적으로 승리했다.
개표가 한창 진행되는 24일밤 개표장인 중랑구청에 나가 민주당 이후보와 서로 어깨를 껴안은채 선거운동기간의 선전을 격려,주위를 흐뭇하게 했던 이후보는 80년에 민정당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정치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13대 낙선직후 한국TV연기자협회 12대 회장으로 선출됐고 여러편의 TV드라마에 출연,연기자생활을 계속하면서도 지구당을 꾸준히 관리해왔다.
인기리에 반영되는 TV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완전무결한 가장으로 나와 선거운동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이후보는 결국 정치에의 꿈을 이루었다.
정통연기파로 알려진 이후보의 정계진출을 연예계에서는 좋은 연기자 1명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아쉬워 하기도 한다.
함북회령에서 출생,서울고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후보는 연기생활중 단한번의 스캔들도 없었고 한국 TV 연기자협회 1,2,12대회장을 역임하며 논리와 지도력을 인정받았었다.<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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