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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대우/상전 아닌 정전 경제는 어디로/총선뒤 갈등증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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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대우/상전 아닌 정전 경제는 어디로/총선뒤 갈등증폭 우려

입력
1992.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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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싸움등 앙금 그대로/정당업고 정책입김 뻔해특정정당을 위해 재벌그룹들이 「대리전」을 벌였던 14대 총선이 끝나자 재계에서는 총선후유증을 깊이 걱정하며 재계차원의 수습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재계 관계자들은 총선기간중 빚어졌던 재벌그룹간의 반목과 대립 등 재계의 분열이 조기수습되지 않을 경우 재계는 물론 전체 국가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재벌그룹들이 총선중 지원했던 정당·정파와 제각기 야합,재계 등 민간경제계가 걷잡을 수 없는 「정치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것이고,이에따라 정부 경제정책도 원칙없이 갈팡질팡,혼란과 혼선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원내기반을 확보한 국민당이 통치권 누수기의 정부와 재계를 넘나들며 각종 정책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입김을 행사할 것이 뻔해 재벌그룹들이 좌고우면,추악한 이권다툼 및 로비전쟁이 극성을 부리라는게 관계자들의 지배적 견해다.

총선기간중 이해관계가 상충된 재벌그룹간의 마찰이 「1라운드」였다면 앞으로 본격적인 「제2라운드」가 전개되리라는 예상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총선기간중 야기됐던 재벌그룹간의 대립은 극소수 그룹에 한정된 지엽적인 일로,재계차원으로 확대과장해서 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너무 안일한 단견이다.

이들 관계자들의 지적대로 총선에서 노골적인 대립을 노출한 그룹은 현대 대우 등 일부그룹이며 나머지 그룹들은 직접적으로 가담하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총선 적극참여 그룹들이 재계와 우리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과 영향력,무엇보다 총선기간중 표출된 노골적인 감정대립의 강도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현대와 대우는 총선기간중 일과성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근본적인 반목을 보였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돈을 들여 매스컴 광고경쟁을 벌여 민자당,국민당을 둘러싼 그룹간 감정싸움의 냄새를 다분히 풍기는 공방전을 전개한 것은 차라리 점잖은 편이었고,양측 총수(현대는 전 총수)간에 지상설전도 오갔다.

이처럼 경쟁그룹들간에 상전이 아니라 정전이 벌어지기는 일찍이 없던 일로 재계의 중대사태가 아닐 수 없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한 총선에서 빚어진 경쟁그룹간의 감정격화가 총선후 쉽사리 가라앉으리라고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따라서 대우 현대 등 총선 참여그룹들은 그간 총선에서 보였던 독자노선에 맞춰 앞으로도 특정정당의 후원자 역할을 견지하며 불꽃튀는 격돌을 서슴지 않을 것이며 그에 따른 정책상의 「보상」도 받아내려 할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렇게 재계의 두 「공룡」이 각기의 정치세력을 뒤에 업고 치열한 패권다툼을 벌일 경우 그 불똥이 재계전체에 번질것임은 불문가지이다. 각 재벌그룹들은 두 그룹의 싸움판에서 최소한 피해만이라도 잊지말아야겠다는 입장에서 정부·정당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에 나서 각 그룹·정당간의,정경야합이 심화될 것이고 때에따라 이해득실에서 맞아떨어지는 그룹간에 동반이익 동반피해를 고려한 파벌과 연합전선이 형성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더욱이 현대를 배후에 낀 국민당의 정치입지가 크게 강화될 경우 아직은 마이너그룹인 친국민당 기업들의 세력이 규합돼 기업간 갈등,반목의 골이 더욱 깊어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결국 제계는 전경련 등 재계지도자들이 빨리 나서서 화합의 전기를 모색하지 않을 경우 일부 거대그룹간의 대립이 재계전체로 비화,사분오열을 빚으면서 국민경제를 생각하는 「재계」는 실종되고 목전의 이해에만 급급하는 살벌한 공룡의 전쟁터로 전략할 위험천만한 시기를 맞고있는 것이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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