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지역 10여곳」 “국민심판” 관심/“막판 돈공세 막자” 곳곳에 기동대/감시 심하자 “나중 보답” 전화 홍수/버스·택시 연설녹음 방송에 시민들 “아연”14대 총선의 법정선거운동이 마감된 23일 각 정당 및 후보진영은 한표라도 놓치지 않기 위한 막바지 「이삭줍기」 득표작전을 철야로 펴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각 후보들은 상대후보측 금품살포 저지를 위한 감시조 활동은 물론 기권방지·공명캠페인 등 유권자를 향한 마지막 호소로 저마다 목청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일부지역에서는 「후보단일화」를 내세운 후보사퇴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해 투표전야의 긴박감을 더해주었다.
○재야 국회입성 할까
○…이날로 선거운동이 마감 됨으로써 선거구마다 유권자의 「심판」만이 남아있는 가운데 특히 이번 선거의 화제지역 10여곳의 결과에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
이들 지역은 각 당이 자존심을 걸고 한판 승부를 선언했거나 버려진 「불모지」에서 싹을 틔우기 위해 전력투구한 곳들이어서 후보자신은 물론 국외자들도 초미의 관심을 쏟는 현실.
또 대부분의 재야운동권이 제도정치권을 「운동공간」으로 설정,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에서 과거의 「거물투사」들이 과연 의사당 입성에 성공할지도 관심사.
여기에 5·6공의 감정싸움이 의석다툼으로까지 번진 몇 곳도 흥미.
먼저 신정치1번지로 불리면서 전국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은 서울 강남갑.
무소속과 함께 새 변수로 떠오른 국민당이 뒤늦게 전국적인 유명인사 김동길 최고위원을 후보로 내세움으로써 최고의 관심지역으로 급부상. 유세과정에서도 김 후보의 만담식 달변으로 항상 최대관중을 끌어모았던 이곳의 선거결과는 국민당의 최전방역을 담당하고 있다는 관측.
「민자당이 호남에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김대중대표의 민주당이 김영삼 민자대표의 아성인 부산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라는 난제의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부산동,군산의 선거결과에서 구해야 할듯. 또 광주동은 「호남정서」의 변화여부와 관련된 지역.
부산동에서는 13대 당시의 「기린아」 노무현후보(민주)가 5공초의 실세 허삼수후보(민자)의 세찬 도전에 직면해있고 군산에서는 여권의 기대주 강현욱후보가 채영석후보(민주)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상황.
이에 비해 광주동에서는 시민들이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며 이문옥 전 감사관을 독자후보로 내세워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곳.
서울 강동갑과 동작갑은 재야출신 중량급 야권후보들이 제도권 진입을 「해피엔딩」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가 주목. 강동갑에서는 이부영후보(민주)가 김동규후보(민자)와,동작갑에서는 장기표후보(민중)가 서청원후보(민자)와 각각 맞서있는 형국.
울산의 3개 선거구는 국민당 「텃밭위세」의 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역.
「현대시」라 불릴 정도로 정주영대표의 영향력이 강한 이곳의 차화준 차수명 두 국민후보가 김태호 심완구후보(민자)의 수성의지를 꺾을 수 있을지 촉각.
코미디언 정주일후보(국민)가 외압설의 파문속에 입후보,돌풍을 예고한 구리에서 「연예인 지역구의원이 탄생할까」는 이제 전국적 화제.
5·6공 대결의 최대 진원지인 대구서갑에선 정호용 전 의원(무)이 『6공의 정치적 희생양으로 2번의 사퇴파동을 겪게된 불명예를 씻겠다』고 절치부심중. 반면 문희갑후보(민자)는 경제시대를 담당할 테크너크랫으로서 6공의 자존심을 대표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어 이 지역 승패가 큰 의미를 가질 듯.
청와대 사정수석을 지낸 김영일후보(민자)와 피선거권을 상실한 이학봉 전 의원의 부인 이설혜후보(무)가 한치의 양보없이 맞붙은 김해도 당락여부가 「태풍의 눈」. 여권전체의 강력한 지지를 업은 김 후보와 남편 이씨가 다져놓은 기반을 앞세운 이 후보와의 대결은 5·6공의 대리전이자 「성대결」까지 겹쳐 주목.
○마라톤유세 대미
○…민자당의 김영삼대표는 이날 하오 서울 도봉을지구당(위원장 김규원) 정당연설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마라톤 지원유세의 대미.
김 대표는 이날 민자당의 안정의석 확보에 따른 지지를 강한 톤으로 호소,비가내리는 가운데서도 우산을 받쳐든채 연설을 듣던 1천여명의 청중들로부터 환호.
김 대표가 『한손에 우산을 들고있어 박수를 칠 수 없으면 소리라도 지르세요』라고 분위기를 유도하자 청중들은 일제히 「와」 하는 함성과 함께 「김영삼」 「김규원」을 연호하며 김 대표에게 호응.
김 대표는 전날 정당연설회 지원유세에선 강남을에서 발생한 안기부요원들의 흑색선전물 배포사건에 대해 해명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유세에선 일부 군부대의 부재자투표 부정주장에는 일체 언급을 하지않아 대조적인 모습.
한편 박태준 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포항지구당 정당연설회에 참석한데 이어 귀경길에 대구동갑지구당(위원장 김복동)을 방문해 눈길.
○…민주당의 김대중·이기택 두 대표는 이날 「출근길 시민에 꽃 나눠주기」,기자간담회 등으로 바쁜 아침을 보낸 다음 곧바로 수도권의 마지막 지원유세에 나서 모두 11회의 정당연설회에 참석하는 등 안간힘.
이날 비가 뿌리는 가운데 진행된 서울지역 12개 지구당과 구리지구당 정당연설회에는 3백∼1천명의 청중만이 모여들어 한산한 모습.
더욱이 군 부재자투표 부정시비에다 수도권에서 조차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는 최종판세분석 등이 맞물려 「침울」과 「분노」가 엉킨 분위기. 두 대표는 좀체 사용않던 「철퇴」 「박살」 등의 용어까지 동원해가며 정부·여당을 성토.
김 대표는 이날 연설회에서 『우리는 정말 엄청난 위기에 처해있다』며 『여러분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읍소에 가까운 호소.
○연예인들 측면지원
○…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이날 하오 1시30분 경기 구리시 덕현아파트 부지에서 열린 국민당 구리시 정당연설회에 참석,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여든 1천5백여명의 청중들에게 지지를 호소,마지막 열기몰이 작업.
이날 연설회에는 정 대표외에 후보인 정주일씨(예명 이주일)의 동료인 탤런트 이덕화씨,코미디언 한무 최병서씨 등 연예인들이 참석해 정 후보를 측면 지원.
이날 정 대표는 『현 정부는 정 서방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면서 『지난해엔 한보 정태수씨 때문에 비리가 폭로되더니 이번에는 정 후보와 나 때문에 고생』이라고 말해 폭소를 유도.
이어 등단한 정 후보는 『내일 투표장에서 투표지에 이주일이름이 없다고 찍지 않으면 나는 엉망진창이 된다』고 자신의 본명을 기억해 줄 것을 호소.
○…투표 하루전날인 이날 제주도내 3개 선거구 9명의 후보들은 상대후보의 자금살포 감시와 자기표밭 지키기에 총력전.
도내 각 후보들은 이날 공사조직과 운동원,친인척 등을 총동원해 자신의 표밭골목에 배치,상대운동원들의 침투를 막는 한편,상대후보 표밭에도 공격조를 침투시켜 상대운동원들의 자금살포 등 활동을 집중 감시.
이들은 또 상대운동원들의 감시가 심해지자 통반과 마을담당 조직책을 통해 유권자들의 성향을 파악,『나중에 보답하겠다』 『우리 후보께서 특별히 기억하고 계신다』는 등으로 「한표부탁 전화걸기」 경쟁을 벌여 곳곳서 통화량 폭주사태가 발생.
○사랑방좌담회 강행군
○…대구지역의 여야후보들은 여당은 사랑방좌담회 등으로 막바지 표모으기,야당은 사랑방좌담회·금품살포저지 총력감시 체제의 가동으로 철야.
서구갑에서 정호용후보(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문희갑후보(민자)는 이날 1백여회의 사랑방좌담회 일정을 잡아놓고 강행군.
정 후보는 전날 문 후보측 운동원으로부터 구타당해 입원해 있는 선거운동원 2명을 위문한데 이어 서부경찰서를 찾아가 강력히 항의. 또 이날 하오 증권사 객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
백승홍후보(민주)는 청년당원 50명과 시지부요원 30명을 동원해 여당의 금품살포를 감시하는 한편 우중에도 골목을 누비며 마지막 한표를 호소.
중구의 이강철후보(민주)는 대학생 등 1백50명을 동원,영세민 밀집지역인 남산동을 집중감시. 이 후보는 전날 유수호후보(민자)가 취약지역인 남산동에서 돈봉투를 돌리는 것을 3차례나 저지했다고 주장.
○“10일만에 공약실행”
○…민자당 충남 연기군 지구당(위원장 임재길)은 지난 20일 개통한 조치원서울간 고속버스 노선이 임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지 10일만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유권자들에게 고속버스 시간표를 대량으로 배포.
임 후보측은 22일엔 합동연설회가 열린 명동국교 입구에서 버스시간표를 나눠주며 힘있는 일꾼임을 강조하는 등 청와대출신의 실력자인 것을 홍보하는데 주력.
그러나 고속버스터미널은 역광장을 빌려 급조돼 임시로 설치된데다,연기군이 이에대한 적극홍보에 나선데 이어 충남도도 다시 23일 「임 후보가 밀어 해결한 것」이라며 홍보에 나서 눈총.
○…춘천시 선거구에서 신정당으로 출마한 백태열후보는 이날 상오 9시30분 효자2동 민주당 춘천시 지구당(위원장 유남선)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국회의원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발표.
이날 백 후보는 후보 사퇴유인물을 통해 『이번 총선에 야권후보가 난립,민자당의 독주를 막아주기 원하는 20만 춘천시민에게 실망만 안겨주었다』며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고 통합 야당에 힘을 모아주기로 했다』고 주장.
○…5·6공 대결에 성대결까지 벌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남 김해에서는 최근 버스·택시 등에서 특정후보의 합동연설회 유세내용을 녹음한 카셋테이프 수백개가 나돌고 있어 출처를 놓고 의견이 분분.
김해경찰서는 이학봉씨 부인 이설혜후보(무)의 1차 합동연설회 연설내용을 녹음한 카셋테이프를 손님들에게 틀어준 개인택시운전사 손학용씨 등 2명을 탑승객의 신고로 붙잡아 검찰에 처리여부를 품신.
손씨 등은 『누군가 차속에 던져놓아 틀어본 것일뿐』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후보측은 자신들의 배포를 부인.
이 후보의 남편 이학봉씨는 『연설내용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유권자들이 녹음해 돌린 것 아니겠느냐』 『상대후보가 펴는 흑색선전의 일종일 것』이라고 제작을 부인하면서 자신들은 끝까지 가가호호 방문·호소작전으로 승부를 걸것이라고.<총선특별취재반>총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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