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찰 하루 1천여억씩 늘어/일부 수표로… “선거뒤 찾아라” 호소도총선을 하루 앞둔 23일 전국의 은행창구에는 뭉칫돈이 대거인출돼 1만원짜리 현찰이 부족사태를 빚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는 각은행들이 정부의 통화관리 강화방침으로 충분한 현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중의 현찰수요가 급증해 빚어진 것.
이에따라 각은행점포에서는 평소의 10분의 1수준인 최고 2천만∼3천만원 정도까지만 현찰로 내주고 나머지는 수표로,또는 선거후에 찾아가 줄것을 간곡히 부탁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주 중반까지는 현찰수요가 평소보다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쳤으나 투표일을 3∼4일 앞둔 주말부터 갑자기 현금을 찾는사람이 늘어 「1만원짜리 다발(1백만원)」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 졌다는것.
A은행 압구정지점 창구직원은 23일 『1만원짜리를 다발로 달라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며 『오늘 하오들어 현찰이 거의 바닥나 10다발(1천만원) 이상은 제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B은행 양재동 지점장은 평소 5억원 정도는 항상 유지되던 시재금이 지난 주말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밝히고 『아마도 선거 영향때문인것 같다』고 말했다.
C은행 자금부장은 평소보다 5백억원 정도를 늘려 시재금을 확보해놓았지만 2∼3일 사이에 다 나가버렸다며 각 점포에 모자라는 현찰대주기 바쁘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장창구 분위기를 반영,지난주 중반까지 평상수준을 보이던 시중현금 통화는 지난 20일 하루동안에만 1천2백억원정도 늘어났고 21·23일에도 연일 1천억원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평소 1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은행시재금은 21일 현재 9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현찰인출 사태를 반증해 주고 있다.
한편 은행권의 요구불 예금잔액은 지난 19일 현재 11조7천1백12억원으로 2월말에 비해 2조7백75억원이,증시의 예탁금은 20일 현재 1조4천3백97억원으로 1천81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금융 관계자들은 이같은 선거수요로 예상되는 대규모 자금인출이 대부분 소비성 자금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금융기관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것 같다고 밝히고 그렇지않아도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자금공백까지 겹치면 총선후유증이 의외로 확산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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