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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선거후유증 대비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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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선거후유증 대비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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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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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국민이 선거에 정신이 빼앗겨있는 사이 경제는 계속 겉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정부나 그 산하 경제기관에서는 우리 경제가 결코 위기상황에 있지않으며 제조업도 경기회복 신호를 나타내고 물가와 국제수지가 호전되어가는 중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나 국민이 보는 눈은 정부의 희망적 견해와는 달리 꽤 비관적이지 않나 생각된다. 지난달까지 물가의 상승률은 작년동기비 하락추세에 있다지만 여전히 3% 가까운 높은 율이고 연초에 두자리수 증가율을 유지하던 수출증가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감소세로 돌아서고 그간 감소되어오던 수입은 다시 증가세로 반전되어 무역수지 개선에 대한 기대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수출부진이 전업종으로 확산되면서 휴·폐업업체와 부도업체가 속출하고 있는데다가 내수침체가 겹쳐서 재고는 날로 증가일로에 있다고 들린다. 제조업의 경쟁력 악화는 첫째로 구조적인 것에 기인한다고 하겠지만 이번 선거에 따른 자금부족과 인력난이 겹치면서 제조업 전체를 마구 흔들어놓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되기 어렵다.

물가가 잡히고 국제지수가 호전되고 있다는 정부견해는 정부한테 편리한 어느 시점을 잡아 통계적으로 숫자를 꿰어맞춘 것 같은 느낌이 없지않으며,21일 산은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 회복신호」 전망도 선거용을 위한 일과성의 것이 아닌가 의심될 지경이다. 산은은 올 2·4분기중에 제조업의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전분기보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정부대로 7차 5개년 계획의 기본노선 수정을 통하여 선 고성장·후 저성장대신 선 「거품」제거·후 재도약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꾸었으며 당초의 지나쳤던 목표설정을 현실상황에 맞도록 선회시켜 놓고 있다. 감속성장과 내수둔화정책 등으로 우리경제의 거품부터 제거한후 도약은 그 다음일로 미루겠다는 얘기가 되겠다.

이는 물가와 국제수지가 불안을 면치못하는 한 제조업경쟁력 강화나 산업구조조정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급한 과제를 더이상 수행해나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결과로 나온 것 같은데,결국은 작금의 어려운 경제현황을 정부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일반국민에게 홍보하는 효과를 얻자는 목적도 없지 않을듯 하다.

선거가 중요한 나라행사임에는 틀림없으나 선거로 말미암아 우리경제에 지나친 주름살이 가서는 안될 것이며,선거후에 닥칠 경제적 어려움을 망각해서도 안될줄로 안다. 선거는 선거대로 치르되 선거후에 대비하는 갖가지 정책적 조치를 강구하는데 결코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이다. 20일 노 대통령은 총선으로 인해 경제활력이 손상을 받지않도록 경제부처가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했다고 들린다. 물론 경제 각 부처가 물가나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바는 아니나,최악의 어려움에 처해있는 경제상황을 보면서도 경기가 회복단계로 접어들었다느니,국제수지가 호전되고 있다느니하는 안이한 판단을 내리는데 대해서는 우리로서 큰 거부감을 아니 느낄수가 없다.

선거의 후유증 치유책 등 정부는 선거후의 경제운용 방안에 추호의 소홀함이 없도록 지금부터 정확하고 치밀한 상황판단부터 세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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