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공급지 탈피… 주서 독자추진/수산·석유·가스산업 등 중점육성/간접자본 3백20억불 필요… 외자유치계획구 소련 시절에는 원료 공급지로서의 역할에 머물렀던 러시아의 사할린주를 자유경제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남한의 4분의3 크기인 7만6천4백㎢ 면적에 총인구 70만의 사할린주를 자유경제구로 만든다는 방침은 이미 지난해 5월27일과 6월26일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와 각료회의에서 각각 공식 결정됐다.
그러나 8월 쿠데타 이후 러시아 중앙정부가 자유경제구에 관한 세부규칙을 제정하는 일조차 손을 대지 못하자 사할린주정부는 독자적인 세부규칙안을 마련,중앙정부의 조정을 요구하는 한편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할린주는 석유,가스,어류 및 광물 등 각종 자원이 풍부한 자원의 보고. 그러나 이처럼 무진장한 자원과 적은 인구 등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이곳의 주택,의료,문화시설은 물론 도로항만설비도 러시아의 평균수준에 훨씬 밑돈다. 이제까지 중앙정부가 이곳을 단순한 원료공급지 이상으로 발전시키려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지난 90년 3월부터 현직에 있는 발레틴 표도로프주지사가 마련한 경제개발계획은 크게 ▲주요 진흥사업부문과 ▲사회간접자본 정비계획 등 2가지로 나뉜다.
이 계획에 따르면 사할린주 역점 진흥사업은 모두 4가지. 가스산업과 해산물가공,석유·가스개발,관광산업 등이다.
이중에서도 사할린주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수산업으로 종래의 영해를 확대,어업의 진흥을 도모한다는 것. 현재 1백만톤에 불과한 사할린주의 어획량을 2천년까지 2백만톤까지 배증시킨다는 것이다.
어획물도 이전처럼 그대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공학을 이용,의약품 식품 가축영양제 등으로 가공생산,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것.
이 계획은 또 연 2백만톤의 현 석유생산량을 2천년까지 8백만톤으로,가스는 현재의 연 20㎥에서 2천년까지 1백억∼1백20억㎥까지 각각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되는 가스로 가스화학산업을 발전시켜 메탄올,폴리프로필렌,폴리에틸렌 등을 생산할 계획도 담겨있다.
사하린주에는 또 약 1백개소의 고온 온천이 있는데 이 온천 중심지에 호텔단지를 건설,연간 5백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통제경제체제가 시장경제체제로 변환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간접자본의 부족.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 지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사회간접시설 정비의 의무를 부과시키고 있다.
사할린주의 사회간접자본을 제대로 정비시키기 위해서는 2천년까지 3백2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중 30%만을 주정부가 부담하고 외국 투자기업에 나머지 70%를 부담시킨다는 것. 이와관련,사할린주의 자원채굴권을 외국기업에 부여하는 대신 그 대가로 외국기업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사회간접시설을 정비토록 한다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사할린주에는 일제때 징용에 끌려간 한인과 그 후손들 약 3만명이 살고있다. 따라서 사할린주가 자유경제구로 탈바꿈하게 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합작투자 등도 보다 활발히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유동희기자>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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