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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연설 사흘째… 유세장 이모저모(3.24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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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연설 사흘째… 유세장 이모저모(3.24 현장)

입력
1992.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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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빼기·연호경쟁… 곳곳 실랑이/주변 골목까지 운동원들 “인간터널”/상대편끼리 자리싸움 멱살잡이도/옥중출마자 가족들 검은옷 입고 「침묵의 호소」○유권자 3만명 몰려

○…15일 평리동 서도국교에서 열린 대구서갑 합동연설회는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격전지답게 3만여명의 청중이 운집.

첫 합동연설회부터 기선을 잡기 위해 갖가지 묘안으로 시작전부터 치열한 경쟁.

유세시작 10분전 정호용후보(무)가 지지자들의 「정호용」 「정호용」 연호를 받으며 입장하자 문희갑후보(민자)측 운동원들은 단상을 두드리며 항의하는 등 초반부터 신경전.

이에 정덕흥 선관위원장이 『연호행위는 위법』이라며 『지금부터 비디오로 모든 것을 촬영해두겠다』고 경고해 분위기 진정을 시도.

그러나 불과 3분뒤 문 후보가 연단우측으로 입장하자 이번에는 「문희갑」을 연호했고 문 후보는 직접 관중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열기를 부추겨 한술 더 뜨는 모습.

백승홍(민주) 김현근후보(민중)도 단상밑을 후보자들과 함께 돌며 연호를 유도해 선관위의 경고가 아예 무색.

○뜨거운 박수로 호응

○…서울 구정국교에서 열린 강남갑 합동연설회는 신 정치1번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2천5백여명의 많은 청중들이 모여들어 세 후보가 모두 연설을 마칠때까지 자리를 뜨지않는 진지한 분위기.

청중들은 민자·민주 양당운동원 3백여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학생 등 자발적 인파.

이들은 연설중 후보들의 연설내용이 자기뜻과 일치할때마다 뜨거운 박수로 호응.

특히 이들은 김동길후보(국민)의 유머와 독설이 섞인 연설에 즐거워하는 모습.

이날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여러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경험을 가졌다는 김성주씨(64)가 연단앞에서 후보들에게 『당신들 모두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공명선거를 당부하자 후보들은 손을 들어 답례해 청중들이 박수.

○…경남 거창군 위천면 위천국교에서 열린 거창의 2차 합동연설회에는 3천여 청중들이 운동장을 가득 메우는 높은 열기.

이현목후보(민자)와 옥중출마한 이강두후보(무) 운동원들은 서로 세를 과시하기 위해 연호·구호를 외치며 입장때부터 열띤 경쟁.

첫번째로 등단한 백신종후보(민주)는 즉 때마침 울리던 유세장옆 교회의 종소리를 인용,『축복의 교회종소리와 함께 백신종 인사올립니다』며 큰소리로 외쳐 박수를 받기도.

그러나 연설도중 하오 2시25분께 교회종소리가 다시 울려 연설을 잘 듣지 못하게 되자 주민들은 짜증스런 표정.

이날 후보자 6명중 옥중출마로 대리연설을 할 수 없는 이강두후보(무)의 부인 김인숙씨(54)는 후보석 뒤쪽에 앉아 검은 치마저리고를 입고 앞가슴에 세로 30㎝·가로 10㎝ 정도의 흰 종이에 「기호 6번 이강두후보 부인」이라고 쓰인 큰 명찰을 달아 주위의 시선.

○…신대방동 서울기계공고에서 열린 서울 동작갑 합동연설회는 동원된 청중과 선거운동원 1천여명이 유세시작전에 단상 주변자리를 먼저 차지하려다 실랑이를 벌이는가 하면 지지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구호경쟁에 열을 올려 빈축.

이날 유세가 시작되기 2시간 전부터 유세장 주변 골목길마다 「인간터널」을 만들어 홍보물 배포경쟁을 벌이던 선거운동원들은 급기야 단상주변 자리싸움을 시작.

이와함께 장기표후보(민중) 운동원이 서청원후보(민자)를 겨냥,『수서비리 책임져라』는 구호를 외치자 서 후보측이 『빨갱이들』이라고 맞받는 바람에 운동원들끼리 멱살을 붙잡고 주먹다짐 일보직전으로까지 가는 격렬한 분위기.

○흑색선전 유인물 급증

○…합동연설회의 시작으로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부산에서는 후보들 사생활과 관련된 비방유인물 배포가 부쩍 늘어 흑색선전전이 극성.

15일 상오 부산 영도구 일대에 뿌려진 유인물에는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명의로 모후보의 여성편력과 함께 간통혐의로 피소돼 기소유예 판결을 받았으며 부인이 호남출신의 룸살롱 출신이라는 악의에 찬 내용을 포함.

또한 부산 부산진구에는 「전국 정의실천 투쟁위원회」라는 명의로 이 지역 모후보의 아버지가 아들 선거사무소에 근무하는 여직원을 수차례 폭행했다며 치부내용을 열거한 유인물이 유포.

부산 북구에는 모후보가 부동산투기로 떼돈을 벌었다는 내용을 퍼뜨려 운동원들이 곤욕을 당하고 있다는 것. 이들 흑색선전 유인물에는 해당후보의 선거사무실 전화번호가 적혀있어 항의 및 사실여부 확인전화를 하도록 부추겨 더욱 악의적.

○경찰 폭행·폭언 말썽

○…경북 영천군 금호읍 금호국교에서 열린 영천군 합동연설회에서 폭죽을 터뜨리던 청중을 경찰이 구타·연행하고 본지 기자에게 폭언을 퍼부어 말썽.

이날 첫번째 연사로 나선 박헌기후보(무)가 연설을 시작한 직후 40대 남자가 폭죽 한발을 터뜨리자 경찰 2∼3명이 달려들어 이를 제지하다 저항하는 이 남자의 얼굴 등을 마구 때린후 순찰차로 연행.

이 과정에서 연행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영천경찰서 형사계장은 『당신한테 말할 이유가 없다』라는 등 폭언.

한편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의 1톤트럭에 김종식군 등 대구 성서국교 실종어린이 사진과 마이크 등을 달고 개구리소년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정창순씨(49·금호읍 냉천리 49)도 이날 유세장에 나와 교통정리 등을 하며 어린이 찾기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

○…세곡국교에서 열린 수원 권선을 합동연설회에는 각 후보의 여성운동원들이 교문에 일렬로 도열해 지지를 호소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나 「청중빼기」 경쟁으로 빈축.

첫번째 연사로 나온 남평우후보(민자)측은 연설이 끝나자마자 3백여명의 지지자들을 일제히 자리에서 빼면서 예의 「김빼기작전」을 전개.

반면 두번째 박왕식후보(국민)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동원된 여성지지자들이 계속 앞자리에 앉아있자 건장한 청년당원이 자리를 비울 것을 종용.

○…이번 총선거에서 충북 최대 격전지로 등장한 진천·음성 선거구의 금왕 공설운동장 합동유세장에는 금왕읍 주변 4개 예식장 하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대혼잡. 이에따라 유세직전 선관위측은 전날 진천 이월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유세가 끝난후 선거운동원간에 몸싸움이 있었던 점을 의식한듯 사고에 대비,처벌규정 등을 자세히 나열하며 누누이 엄중 경고.

○…합동유세 이틀째인 이날 상오 경남 창원을 합동유세장인 가음정동 성주국교 운동장에는 이슬비가 내리는데도 2천여명의 청중이 모여 성황을 이뤘으나 후보 지지자들끼리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상대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 난무.

첫번째로 등단한 서선호후보(국민)는 시종일관 황낙주후보(민자)를 비난하는데 연설시간을 소모했으며 제선수후보(무)는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분양가가 과다책정돼 시장과 도지사가 구속돼야 한다며 좌충우돌.

세번째로 등단한 황 후보는 각종 공약을 제시한후 이 지역이 YS의 출신지역임을 내세워 『올 연말에 실시될 대선에서 YS의 목표를 이뤄주자』고 호소해 청중의 열렬한 박수를 받아냈으며 성종대후보(민주)는 연설중간에 흰 T셔츠를 입은 대학생 30여명의 연호속에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으나 청중들의 반응은 별무.

○…전남 담양군 창평면 창평국교에서 열린 담양·장성지역 첫 합동유세장에는 1천5백여명의 청중들이 모였으나 세과시를 노린 각 후보들 박수부대의 연호소리와 연단앞을 들고나는 밀물과 썰물작전으로 시종일관 어수선.

이날 연설회는 각 후보들이 연설을 시작하거나 끝낼때마다 이름을 연호하고 5백여명씩이 빠져나가 선관위 관계자들이 이를 제지하거나 계속 경청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연설회가 끝날무렵에는 겨우 2백∼3백명만이 남은 모습.<총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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