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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속 4월9일 총선/영 양당체제 골격유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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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속 4월9일 총선/영 양당체제 골격유지 “먹구름”

입력
1992.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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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노동 지지율 최악… 안정의석 난망/제3당 자민선 연정참여 확실에 “느긋”【런던=원인성특파원】 존 메이저 총리가 오는 4월9일 총선거를 치르겠다고 11일 발표함으로써 영국도 16일의 의회해산에 이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6백50명의 하원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결과 보수당이 2차대전 이후 최장수 집권기록을 세울지 아니면 노동당이 13년만에 집권에 성공할 지가 비상한 관심거리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여론조사결과 등을 종합해보면 번갈아 정권을 담당해온 보수·노동당중 어느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기는 힘들고 제3당인 자유민주당과의 연합을 통해 정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영국의 전통적인 양당체제는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79년이래 대처를 내세워 집권을 계속해온 보수당은 대처의 인기가 땅에 떨어지자 지난 90년 젊은 메이저를 앞세워 재집권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메이저는 당의 기대에 부응해 노동당에 뒤처지던 당의 인기도를 끌어올리고 개인적인 인기가 치솟는 등 선전을 해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1차대전 이후 가장 극심한 불황이라고까지 불리는 경제침체 때문에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수당이나 노동당 모두 40%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을 뿐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고 자유민주당이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물론 보수·노동당 두 당은 표면적으로는 자신들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고 과거에도 선거운동기간중 지지율이 5% 가량 이동한 경험도 있는게 사실이어서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와는 달리 어느 한 당이 과반수의석을 획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도가 선거에서 크게 뒤바뀔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그 보다는 어느 당도 과반수의석을 얻지 못하고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지원을 얻어 정권을 꾸려나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자민당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은 물론이다. 영국에서는 제1당이 과반수의석을 얻지 못해도 여왕이 이 당의 당수를 총리로 지명하게 돼 있다. 하지만 두당이 엇비슷한 의석을 차지했을 때는 자민당이 어느당과 연합을 하느냐가 정권의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15%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음에도 소선거구제의 불리함 때문에 30석 이상을 얻기 힘든 자민당이지만 정권의 창출과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패디 에쉬다운을 앞세운 자민당은 벌써부터 선거이후의 정부구성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자민당은 집권당을 지지하는 대가로 각료직을 요구할 것이고 집권당 역시 반대급부로 일부 각료직을 할애할 수 밖에 없다. 자민당은 이 경우 한두 부처의 장차관급을 집중적으로 차지할 것인지,여러부처에 골고루 포진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독일의 겐셔 외무장관처럼 특정정책을 주도적으로 끌고갈 수 있으며 후자는 정책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원내각제이면서도 양당제로 꾸려온 영국에서 이처럼 연립형식의 내각이 구성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2차대전 이후 실시된 13차례의 총선거중 제1당이 과반수를 얻지 못하고 집권한 경우는 74년 한번 뿐이었다. 이때 노동당은 8개월만에 선거를 다시 해 과반수를 1석 넘는 의석을 차지한 경험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자민당이 참여하는 연합정권은 그 자체로도 양당제로 대표되는 영국 헌정사에 중대한 변화로 꼽히지만 자민당은 비례대표제와 고정임기제의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어 보수적인 영국정치가 상당히 탈바꿈할 가능성까지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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