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마다 “포장마차 성시”/화재당한 시장찾아 극성 득표활동/대전 동갑/옥중출마자 대리연설 「불가」에 낙담/부산 영도3·24 총선은 13일부터 시작된 합동연설회로 그 열기를 유권자들에게 직접 뿜어대기 시작했다.
각 후보들은 저마다의 공약과 정견으로 때로는 독설을 잔뜩 구사하는 등 청중들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 그러나 이에 비해 대부분의 유세장은 청중들의 반응이 차분한 것으로 나타나 마냥 과열로 치닫던 13대때와는 달라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후보들 손 맞잡고 인사
○…경기 양평·가평지역의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양평 종고에는 하오 1시께부터 청중들이 모여들기 시작,약 1천5백명의 유권자들이 운동장의 반을 메웠으나 후보연설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박수가 인색해 정당연설회서와 같은 냉담한 분위기를 실감.
유세장 주변에는 각 후보의 운동원들이 홍보물을 배포하면서 비교적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는데 운동장 안에는 노점상들이 담벽을 완전히 둘러 장사진을 이루는 등 재빠른 상혼을 발휘.
한편 후보들의 연설에 앞서 선관위 관계자가 후보들의 이름과 기호를 잘못 소개하자 홍성표후보(국민)가 탁자를 치며 항의,선관위측이 이를 다시 발표하는 등 잠시 어색한 분위기. 그러나 5명의 후보들은 연설에 앞서 손을 맞잡고 청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하고 질서정연한 모습.
또 청중들도 5명의 후보연설이 모두 끝날때까지 대부분 자리를 지켰고 연설이 먼저 끝난 후보들도 이석을 자제해 유세장분위기가 과거에 비해 한결 성숙해졌다는 평.
○외지상인 20여명 몰려
○…13일 구례중앙국교에서 열린 전남 구례·곡성 합동연설회서 3명의 후보들은 연설에 앞서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악수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날 첫번째 연사로 나선 김문일후보(국민)는 자신이 국가대표 테니스감독 출신임을 알리기 위해 테니스라켓에 자신의 기호 3번을 적어 청중들에게 들어보여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또 3번째 연사로 나선 심상준후보(민자)가 연설하던중 한 술취한 50대 중반의 주민이 『집어치워라』며 소리를 질러 경비중인 경찰에 의해 끌려나가는 등 한때 소동.
한편 이날 첫 유세를 의식,외지에서 20여명의 상인들이 유세시작 2시간전인 상오 8시부터 운동장 주변을 차지,부산을 떨었으나 청중들이 적게오는 바람에 『장사망쳤다』며 침울한 표정.
○장날겹쳐 청중 “북적”
○…13일 상오 11시 전남 영암군 신북면 신북국교에서 열린 영암 합동연설회는 이날이 14대총선 유세 첫날인데다 때마침 5일장이 겹쳐 13대총선 유세때보다 많은 1천5백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 유세시작전 15분까지는 청중이 한산했으나 현역의원이 유인학후보(민주)가 선거운동원 2백여명과 함께 유세장에 들어서면서 청중수가 불기 시작해 유세중에는 1천5백여명 수준을 유지.
유 후보가 입장하기전 고 이한열군의 어머니 배은심씨 등 민가협 회원 10여명은 유 후보 행렬을 뒤따르며 『민자당 박살』 등 구호를 외쳐 눈길.
이에 질세라 윤제영후보(민자)측 선거운동원들도 「윤제영」 「윤제영」을 연호하며 기세있게 유세장에 들어왔으나 『유세장 내에서의 연호는 안된다』는 선관위의 지적을 받기도.
청중들은 유세도중 양 후보의 연설내용에 박수와 환호를 간간이 보냈으나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속에 연설을 경청.
주민 송선일씨(37)는 『13대 총선때보다 청중들이 많이 모였지만 유세장 분위기는 훨씬 나아졌다』며 『선거를 여러번 치르다보니 유권자의식이 향상된 것 같다』고 자평.
○파라솔 50여개 포진
○…13일 충북 중원군 주덕면 주덕국교에서 열린 충주·중원 합동연설회장에는 포장마차 30여대와 파라솔 50여개가 유세시작 3∼4시간전부터 운동장에 들어서는 등 시장풍경을 방불.
10여명의 촌로들은 낮 12시께부터 포장마차에 둘러앉아 막걸리판을 벌이기도 했는데,새벽차를 타고 홍합 등을 팔기위해 아침일찍 전주를 출발,상오 11시께 유세장에 도착했다는 김모씨(45·여·전주시 완산동)는 『도착해 보니 벌써 20대의 포장마차가 좋은 자리는 다 차지해 속상했다』고 털어놓기도.
이날 유세장에는 특히 충주·청주·서울 등지에서 온 포장마차 등 장사꾼들이 유세장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가 선관위 직원들에게 경고를 받고 물러가는 과정에서 말싸움이 오가는 소란.
정기영후보(민주) 운동원인 30∼40여명의 대학생들은 유세직전 유세장 앞을 점령,농민가 등 운동가와 해방춤 등을 추어 일찍 모여 유세를 기다리던 촌로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기도.
이들은 선관위측의 자제요청에도 불구,계속 노래 등을 부르다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거리행진 유권자 눈살
○…장흥군 합동연설회가 열린 관산국교 운동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40여명의 잡상인이 몰려 이들을 유세장 밖으로 쫓아내려는 선관위 직원들과 실랑이.
선관위측은 다섯차례에 걸쳐 잡상인들에게 퇴장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부 유권자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술판을 벌이는 바람에 유세장 바깥으로의 「축출」은 무위.
유세가 열린 관산국교는 장외가 시끄러움에도 불구,정상수업을 강행.
한 교사는 『선거가 중요한 줄은 알지만 굳이 학교운동장을 선택,수업에 방해가 되는 일은 다시 한번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할 일』이라고 지적. 이날 유세에 나선 각 후보들은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흑색선전을 자제하면서 자신의 출마 배경과 지역개발 공약에 치중,차분한 모습.
김인규후보(국민)와 김환수후보(무)가 유세장 입장시 청년 지지자들의 연호를 받았으나 선관위의 중단방송이 나오자 즉각 중단.
한편 이날 유세장을 메운 청중들은 유세 첫날이어서인지 무덤덤한 표정들.
후보자가 나서 박수나 환호를 유도해도 선거운동원들만 손뼉이나 환호성을 지들 뿐 크게 호응하지 않는 눈치.
각 후보진영은 이날 유세가 열린 관산읍에 장을 보러 나오는 유권자들을 봉고승합차로 실어 나르는 등 열기.
유세가 끝나자 일부 후보진영은 지지자들의 연호속에 퇴장,관산읍 거리를 행진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차량·운동원 북새통
○…경북 상주 화령국교에는 하오 1시를 넘어서면서부터 유권자들이 몰리기 시작,학교로 통하는 골목에는 차량들과 교문앞에서 한복을 차려입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선거 운동원들로 북새통.
이날 유세에서는 후보자가 유세를 시작할때 연호나 플래카드를 흔드는 행위가 금지돼 있어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지난 13대 국회의원 선거와는 다른 풍경.
화창한 봄날씨속에서 진행된 이날 유세청중은 50∼60대가 주조를 이루었으며 학교안 담쪽에는 줄지어 늘어선 포장마차와 커피판매상들로 인해 마을잔치를 방불.
○위헌결정 축제분위기
○…13일 헌법재판소가 무소속 입후보자에게 불리한 국회의원선거법에 대해 한정합헌 판결을 내리자 이 헌법소원을 제출했던 서울 종로구의 정인봉후보(무) 선거운동본부는 온통 축제 분위기.
정 후보가 이날 낮 헌법재판소로부터 사무실로 돌아오자 기다리고 있던 1백여명의 운동원 및 지지자들은 「만세」를 부르며 박수와 함께 환호.
정 후보 사무실에는 이날 하루동안 격려와 축하전화가 쇄도했는데 정 후보측 운동원들은 『이번 판결에서 정 후보가 부각돼 득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
○컴퓨터바이러스 비상
○…선거업무 관리를 위해 퍼스널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후보들은 「13일의 금요일」인 13일 「예루살렘 바이러스」에 감염돼 프로그램의 실행이 중단되거나 파일이 지워져버릴까 우려해 초비상.
후보들은 이에 따라 컴퓨터회사에 의뢰,백신프로그램을 이용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점검하는가 하면 아예 날짜를 변경해 입력,사용하기도.
○연설불참 사실만 소개
○…옥중 출마한 부산 영도의 노차태후보(무소속)는 14일부터 열리는 합동연설회에서 대리연설이나 녹음연설 등의 가능여부를 선관위에 문의했으나 모두 「불가」라는 판정이 내려지자 낙담.
노 후보측은 또 대회장에서 후보의 불참여부를 소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선관위측은 「기호×번 ×××후보는 연설시간에 불참,포기했다」는 사실만 소개할 수 있다고 해석.
○“타당서 미행” 폭력
○…부산 동부경찰서는 13일 민주당 부산 동구 지구당 선거운동원 조지원씨(33·부산 동구 좌천4동 904) 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경찰에 의하면 이들은 12일 하오 4시15분께 부산 동구 수정2동 양지약국 앞길에서 노무현후보(민주)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던중 민자당 선거운동원 손설화씨(35·부산 동구 수정5동 434)가 자신들을 미행한다는 이유로 손씨를 인근 수정파출소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전치 10일의 상처를 입혔다는 것.
○“화재예방 만전” 주장
○…13일 하오 대전 중앙시장에 대형화재가 발생,아수라장을 빚은 현장에 14대총선 출마자들이 선거팸플릿과 명함을 들고나와 즉석 선거운동을 벌이는 극성.
화재현장에 나타난 대전 동갑의 송모후보(51) 등은 화재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시민·상인들을 상대로 『나는 이 시장의 화재위험을 오래전부터 지적해온 사람』이라며 이번 총선에 당선된다면 화재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엉뚱한 주장.<총선특별취재반>총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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